올해로 데뷔 10년 차, 배우 곽동연(24)의 연기력은 한층 무르익고 있다. 분량을 떠나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곽동연은 지난 2일 종영된 tvN 주말극 '빈센조'에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바벨그룹 서열 2위 장한서로 활약했다. 초반엔 갑질과 온갖 악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악인이었다. 차갑고 거만한 표정은 물론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을 교묘한 수로 괴롭히는 빌런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러왔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옥택연(장준우)이 바벨그룹 진짜 총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부회장으로 밀려났다. 이인자의 열등감과 야망을 담은 코믹 연기가 웃음을 안겼고, 옥택연 앞에서 두려움과 열등감이 뒤섞인 지질한 연기를 폭발했다. '지질한 연기를 이렇게까지 맛깔나게 하다니!'란 생각이 들 정도로 빛을 발했다. 탄탄하게 다져진 연기력 덕분에 내면의 상처가 드러날수록 연민을 자아냈다. 후반부엔 송중기와 공조하며 브로맨스를 형성했다. 반전 매력을 살린 능청스러운 연기는 단순무식 너드미로 확장돼 극의 재미를 더했다.
곽동연은 "장한서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성장했다. 비단 혼자 연기를 하며 성장했다기보다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그분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 자체가 내겐 제일 큰 자산이었다. 김희원 감독님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연기 인생에 있어 김희원 감독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 너무 존경하고 감사한 감독님이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인물의 내면을 어떻게 짚어야 하는지, 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본을 봐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그 노하우를 하나씩 전수받고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 장한서라는, '빈센조'라는 작품을 함께하면서 다시 한번 따뜻한 현장, 좋은 일터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를 느꼈다. 다른 현장에 가서도 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에 있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