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신임 감독이 1일, 사직구장에서 취임식을 치르고 본격적으로 사령탑 임무를 시작했다. 롯데가 허문회(49) 감독은 전격 경질했다. 이유는 선수 기용, 즉 방향성의 차이 때문이다.
롯데는 11일 "신임 감독으로 퓨처스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래리 서튼을 선임했다"라며 "이석환 대표는 그동안 팀을 이끌어 준 허문회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석환 대표이사가 이날 오전 직접 허문회 감독에게 교체를 통보했다.
이로써 2019년 10월 롯데와 3년 총 10억 5000만원에 계약을 한 허문회 감독은 1년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이후 양승호-김시진-이종운-조원우(재계약 후 3년 계약 중 1년 임기)-양상문 감독에 이어 허문회 감독까지 불명예 퇴진했다.
롯데 구단은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과 성민규 단장과의 불화설이 경질의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구단 관계자는 "성적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성민규 단장은 부임 후 공석이던 사령탑을 선임하면서 감독 후보자 인터뷰도 했다. 구단 창단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감독 임명권을 쥔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은 자주 충돌했다. 롯데 구단은 "단장과 감독의 갈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이석환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허문회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인 지난해 초반부터 성민규 단장과 부딪쳤다. 장원삼의 선발 등판을 추천한 프런트에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성민규 단장이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의 기용 문제로 시끄러웠다.
단장과 불화와 달리 1군 선수들의 허문회 감독에 대한 신뢰는 두터웠다. 하지만 '단장의 선수'와 '감독의 선수'가 따로 존재한 것은 불만과 내홍을 야기했다.
물론 허문회 감독은 "선수 기용은 감독의 선택인데 이런 논란이 황당하다. 선수 기용은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하게 하고 있다. 성민규 단장과 의견이 안 맞을 수는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오해"라며 "난 나이에 상관없이 좋은 선수를 쓴다. 떳떳하다"라고 했다.
하지만 구단은 팀 성적을 떠나 선수 기용의 문제점을 짚었다. 구단 관계자는 "1군에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있고, 2군에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엔트리 교체가 활발하지 못했다. 2군에 좋은 기량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아쉬웠다. 구단 입장에선 육성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허문회 감독 체제에서는 1군 주전이 확고해, 2군에서 올라온 선수에게 제공되는 기회가 적은 편이었다. 이 관계자는 "방향성에 대한 차이가 컸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공식적으로 허문회 감독 경질에 대해 "이번 결정은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라며 "향후 팬들의 바람과 우려를 더욱더 진지하게 경청하고, 겸허히 받을들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