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으로부터 1군 지휘봉을 넘겨받은 래리 서튼(51) 신임 롯데 감독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11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많은 취재진을 보며 "와우~안녕하세요"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감독 선임 타이밍이 원활하진 않았지만 기대감이 크다"라며 "나는 외국에서 온 감도이다. 인내심을 당부한다. 또 소통 강화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한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다. 2005∼07년 현대와 KIA에서 활약했고, 2005년 KBO리그 홈런왕(35개)과 타점왕(102개)을 차지했다. 통산 246경기에서 타율 0.280, 56홈런, 17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2014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의 타격 코디네이터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클래스A 팀인 윌밍턴 블루락스 타격 코치 등을 역임했다.
허문회 감독 부임 당시에도 유력한 감독 후보로 꼽혔는데, 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번에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면서 2022년까지 1군 지휘봉을 잡게 됐다.
서튼 감독의 부임으로 올 시즌 KBO리그에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까지 외국인 감독 3명이 사령탑을 맡는다.
다음은 서튼 감독과의 일문일답.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됐는데. "먼저 롯데 1군 감독을 맡게돼 영광이다. 나도 감독을 맡게된 지금 타이밍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기대가 크다. 인내심을 당부한다. 나는 한국 무대에선 외국인 감독으로 인내심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원활한, 정확한 소통을 위해 인내심이 필요하다."
-감독 선임을 언제 통보 받았나.
"오늘(11일) 오전 구단의 결정을 전해 들었다. 짧은 시간에 코칭스태프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나.
"오늘 경기를 잘 준비해서 승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현재 팀 순위가 최하위에 있다. 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동안 많은 득점을 했을 때 많이 승리했다. 하지만 박빙의 상황이나 1점 차 승부에서 경기를 놓친 경우가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에게 작은 것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 매 경기 15안타 18안타를 치는 것보다 득점력을 올리는데 집중하겠다. TV로 1군 경기 지켜봤을 때 단합이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팀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마운드, 수비, 공격에서 확실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도전의식을 갖도록 했다."
-구단에서 당부하거나 강조한 부분이 있다면.
"부산은 환상적인 도시다. 롯데 팬들 역시 환상적인 팬이다. 그래서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기대치가 높다. 롯데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팬과 구단. 정말 기대치가 크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감이 커보인다. 가방 속에 50파운드 짐이 들어있는 것 같다. 당연히 가져야하나 불필요한 짐은 덜어야 한다. 지금까지 롯데 자이언츠가 긴 역사를 갖고 있으나, 우리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롯데의 현 전력을 고려했을 때 리빌딩과 당장의 성적 중 더 중요한 방향은.
"우리는 좋은 선수들이 있다. 모두 승리 목표가 크다. 이와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 좋은 유망주를 발굴하면서 성장 중의 단계다. 이들이 잘 성장하면서 1군 무대에 맞는 라인업을 갖추는 것은 때가 되면 준비될 것이다. 리빌딩이 아닌, 리스타트로 생각한다."
-선수 육성이 강조되는 2군과 달리 1군은 승리가 우선인데.
"첫 번째 목표는 이기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중요하다. 모두가 성장해야 한다. 육성보다 성장으로 내 목표를 강조하고 싶다."
-주전에 변화가 있을까?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감독으로 내 철학은 공격적으로, 강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도 공격적인 라인업을 꾸렸다. 라인업을 볼 때 1~4번, 5~9번을 분리해서 본다. 상위 타선이 최대한 출루하면서 하위 타선에서 쳐서 주자를 최대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만의 지향점이다."
-인터뷰 전에 배팅볼을 던지던데. "SSG 선발 투수(오원석)가 좌완 투수여서 그랬다. 과정보다 결과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만큼 훈련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훈련의 질이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 야구의 차이가 있지만,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선수들에게 믿음을 얻을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