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0-8로 졌다. 지난 19일 NC에 연장 10회 끝내기 승리를 거둬 단독 1위에 오른 LG는 다음날(20일)부터 23일까지 4경기를 모두 졌다. 올 시즌 4연패는 처음이다. 종전 최다는 3연패로, 총 세 차례 있었다. 불과 나흘 만에 순위는 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LG 선발로 평균자책점 1위 앤드류 수아레즈가 출격했다. 당연히 기대가 컸다. SSG전에서 개인 최다 8이닝 투구에 무실점 호투를 한 좋은 기억도 있었다.
하지만 야수진이 돕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1회 말 선두타자 최지훈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이때 자신의 베이스 커버와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의 송구 실수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수아레즈는 무사 1루에서 견제구를 던졌는데, 라모스가 이걸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추신수의 내야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한 최지훈이 홈을 밟았다.
수아레즈는 2사 후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2사 2루에서 정의윤을 평범한 뜬공으로 유도했는데, LG 2루수 정주현이 어처구니없는 포구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최정을 홈을 밟았다.
야수진의 실책에 고개를 숙인 수아레즈는 김강민과 오태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회에만 3점을 내줬다. 모두 비자책이었다. 수아레즈는 3회 1사 1루에서 김강민에게 던진 시속 143㎞ 직구를 통타당해 2점 홈런을 뺏겼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LG는 투구 수 60개를 기록한 수아레즈를 일찌감치 교체했다.
이후 LG는 24일 이동일을 고려해 4회부터 송은범과 김대유 등 필승조를 투입했다. 그러나 SSG로 넘어간 분위기를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LG에 이번 SSG와 주말 3연전은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21일 2-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3점을 뽑아 5-4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9회 말 마무리 고우석이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이재원이 친 타구는 3루수 문보경이 잡아 베이스를 밟으면서 2루 주자 한유섬을 포스아웃 처리했다.
문보경은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다. 이 공을 받은 포수 유강남이 런다운에 걸린 추신수를 3루 쪽으로 몰고 갔다. 그 와중에 이미 아웃된 한유섬이 2루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추신수가 아닌 한유섬을 뒤쫓았다. 그 사이 3루를 밟고 서 있던 추신수는 천천히 홈으로 걸음을 옮겼다. 유강남이 뒤늦게 이를 파악해 홈이 아닌 3루 근처에 있던 유격수 손호영에게 공을 던졌는데, 손호영은 홈을 지키던 고우석에게 송구하지 않고 가만히 공을 들고 지켜봤다. 추신수는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리고 기뻐했다. 결승점이었다.
LG로선 황당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에 '당신이 반드시 봐야 할 기괴한 끝내기 경기(It's a walk-off so weird you have to watch)'라면서 소개됐다.
LG는 22~23일 원투 펀치가 나온 경기까지 모두 졌다. 22일 케이시 켈리(5이닝)과 23일 수아레즈 모두 5실점 하며 부진했다. 일요일 경기에선 수비 실책뿐 아니라 시즌 세 번째 영봉패를 당한 타선까지 무기력했다. 결과(4연패) 못지않게 그 과정이 좋지 않았다. LG로서는 뼈아픈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