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뮤직 어워드 방탄소년단이 아미 심장을 제대로 녹였다. 말 그대로 '버터'로 무대를 발랐다. 방탄소년단은 24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버터'(Butter)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인도 출신의 모델 겸 작가 파드마 라크쉬미는 "'빌보드 200' 차트 1위 앨범을 5장이나 보유하고 있다. 아미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 4관왕의 주인공"이라며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소개했다.
기대 부응한 BTS 무대는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해 한국에서 영상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앨리샤 키스, 위켄드, 듀란듀란 등도 별도의 공간에서 무대를 꾸몄다. 그럼에도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상식을 관람하러 온 아미들의 함성이 이어졌다. 시작은 막내 정국이 열었다. 대기실에서 거울을 보다가 무대로 향한 후 방탄소년단에 합류, 이후 '버터' 비트가 흘러나왔다. 개성을 드러낸 블랙 슈트를 입은 멤버들은 비트메 몸을 맡겼다. 그간의 파워풀한 춤사위에 발을 비비거나 몸을 쓰는 부드러운 안무가 더해졌다. 손등 키스를 하는 포인트 안무는 방탄소년단의 사랑스런 모습을 강조했다. 2명, 3명 등 대칭을 이루거나 팀워크가 중요한 유닛 안무들도 눈길을 끌었다. 온몸으로 'ARMY'를 그린 팬사랑까지 방탄소년단만의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란 로고가 곳곳에서 포착돼 시상식의 분위기까지 담아냈다. 대중 반응은 뜨거웠다. 빌보드가 홈페이지에 올린 방탄소년단의 소감과 무대 비하인드를 압축한 영상은 인기 뉴스 1위에 올랐고 외신들은 "'버터'처럼 부드러웠다"며 여유 넘쳤던 무대를 집중 조명했다. 트위터에선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ET와의 인터뷰에서 제이홉은 "'버터'는 단순하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곡이자, 진짜 여름 노래"라고 설명했다. 또 "이 노래가 진짜 방탄소년단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 다들 맛있게 드시길 바란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RM은 "Butter, better, bigger, summer!"라며 센스있는 마무리를 보탰다. NEW YORK, NEW YORK - MARCH 29: (LR) Eddie Jobson and Phil Manzanera of Roxy Music and Simon Le Bon and John Taylor of Duran Duran attend the 2019 Rock & Roll Hall Of Fame Induction Ceremony at Barclays Center on March 29, 2019 in New York City. (Photo by Theo Wargo/Getty Images For The Rock and Roll Hall of Fame) 방시혁에겐 운명적 만남 이날 시상식에선 영국에서 연결된 듀란듀란 무대도 펼쳐졌다.1986년 나온 정규앨범 'Notorious'(노토리어스)의 동명의 타이틀곡으로 건재함을 보여줬다. 펑키한 록 사운드가 요즘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듀란듀란은 1981년 1집 'Duran Duran'(듀란듀란)으로 데뷔하고 꽃미남 비주얼에 엄청난 음악적 실력까지 겸비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중년이 된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이 이들 무대에 설렌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이번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과 듀란듀란이 한무대에 오르는 것을 가장 기대했을 인물로 꼽힌다. 그간 각종 방송과 연사 등에서 "나는 전형적인 빌보드 키드다. 중학생 때 우연히 친구들을 통해 낡은 비디오 속 꽃미남 밴드 듀란듀란을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처음부터 꽃미남 밴드에 꽂힌 것을 보면 얼굴도 잘생긴데 음악도 좋은 밴드, 아이돌 프로듀싱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도 모르겠다"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영국의 레전드 아티스트와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미국 시상식에 나선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