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및 SSD 사업부문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 인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M&A 승부수로 꼽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및 SSD 사업부문 인수를 승인했다.
공정위는 "낸드플래시와 SSD 시장에서 양사의 합계 점유율이 높지 않고 해당 시장에는 점유율 30%가 넘는 1위 사업자 삼성이 존재한다"며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2위 사업자지만 삼성·마이크론 등 다른 SSD 제조업체도 D램을 공급하고 있어 기업결합을 하는 회사가 SSD 제조업체에 '구매선'을 봉쇄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및 SSD 사업 부문(중국 다롄 공장)을 약 10조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 영업양수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부진한 낸드플래시 부문을 보강하고, 인텔은 전체 매출액의 10% 미만에 불과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과 유럽 경쟁당국에서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미국, 유럽, 한국을 포함해 8개 경쟁당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이 기업결합이 완료된다. 또 SK하이닉스는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 미국에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판을 위해 세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첫 번째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다. 그리고 2018년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인수하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이번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업계 1위 삼성전자 추격에 고삐를 당기게 됐다. 두 번의 승부수 모두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반도체 시장은 미래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글로벌 반도체 사업자 간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면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사안은 신속히 승인해 시장구조 재편이 원활히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