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휴가를 도입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뿐 아니라 중견 게임사들도 백신 휴가 도입에 나서고 있다. 다른 산업계와 비교하면 아주 적극적인 행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위메이드·카카오게임즈·NHN·스마일게이트·게임빌·컴투스 등이 백신 휴가를 도입했다.
엔씨는 1일부터 백신 접종 시 당일 반차(0.5일)와 다음날(1일)을 휴가로 보장한다. 1, 2차 접종 시 총 3일간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넷마블과 펄어비스 등은 지난달 중순부터 백신 접종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간 유급 휴가를 주고 있다.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의 경우 이틀씩 총 4일의 휴가가 주어진다.
펄어비스는 여기에 더해 1차 접종을 완료한 모든 임직원에게 문화상품권(10만원권)을 지급하는 백신 접종 권장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스마일게이트·NHN 등은 지난달 초 일찌감치 백신 휴가를 실시했다.
이외에 넥슨 등도 검토하고 있어 백신 휴가를 도입하는 게임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업계의 이런 행보는 다른 산업계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게임업체들은 백신 도입 이유에 대해 직원들의 안전과 집단 면역 달성이라는 정부 목표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직원들이 사내 복지나 보수 등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게임업계에서 벌어진 보수 인상 경쟁 때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는 왜 안 올려주냐는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백신 휴가도 직원들이 말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결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게임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체들은 코로나19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상시화돼 있다. 1주일에 절반가량 재택을 하거나 특별한 업무 때만 사무실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에 직접 얼굴을 보고 협업해야 하거나 보안이 필요한 작업이 많은 게임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
올 상반기 신작 출시가 많은 엔씨소프트의 이장욱 IR 실장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작) 트릭스터M과블레이드앤소울2는 여러 이유로 연기됐다. 현 상황에서 재택근무 영향도 없지 않아 있다”며 “생산성 차이가 없는 환경을 만들고 싶지만, 재택근무 상황에서 온전히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단기적으로 재택근무를 진행하면서 신규 게임 출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사태가장기화하면 사업 계획 및 게임 개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체로서는 백신 접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 개발자 간 대면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번 백신 휴가 도입은 직원들의 건강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백진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빨리 형성된다면 게임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