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 식지 않는 '갤럭시S21'(이하 갤S21)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안하다. 지난 1월 출시 때부터 문제가 된 발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서다. 2016년 '갤럭시 노트7'의 폭발 사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1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갤S21 울트라 모델 구매를 망설이는 한 이용자가 발열 관련 경험을 묻는 글을 올렸다.
해당 설문에 110명이 넘는 이용자가 참여했는데, 55명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따뜻하다'가 28명, '100% 발열이 생긴다'가 13명으로 뒤를 이었다.
절반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조금이라도 발열을 느낀 것이다.
댓글에는 '발열 관련 어떠한 문제도 없다'와 '너무 뜨거워지면 앱이 강제로 종료된다'로 평가가 갈렸다.
국내에서도 갤S21 시리즈의 발열과 관련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확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유튜브를 멀티윈도우로 실행하고 인터넷 서핑을 했더니 6분 만에 스마트폰 온도가 45도까지 올라갔다가 기능 강제종료 메시지가 떴다"고 말했다.
또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는데 핫팩처럼 뜨겁다"며 "발열 패치 좀 제대로 해달라. 여름이 무섭다"고 호소했다.
미국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서는 갤S21의 발열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복구 모드 진입 후 캐시 메모리 삭제, 케이스 제거, 충전기 확인, 백그라운드 앱 종료, 블루투스 등 불필요한 통신 끄기 등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발생한 갤S21 시리즈의 카메라 앱 버벅거림 문제는 최근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로 해결했다. 줌을 당기거나 원복할 때 끊기는 현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발열은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발열은 SW가 아닌 하드웨어 문제라 개선이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갤S21은 퀄컴 '스냅드래곤 888'과 삼성 '엑시노스 2100'을 병행 채택했다. 국가에 따라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중앙처리장치)가 다르다.
문제는 두 칩셋 모두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표준 코어를 사용했는데, 이 중 복잡한 연산에 쓰이는 '코어텍스-X1'이 전력 소모를 생각하지 않고 성능에만 집중해 발열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삼성 갤럭시 컨설턴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열을 없애는 방법을 공유했다. 그런데 정상적인 방식이 아니라 의문만 낳았다.
이 영상에서는 갤S21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을 때 발열이 생기면, 화면 프레임을 낮출 것을 권장하고 있다. 프레임은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자연스럽다.
또 일반적인 영상은 풀HD로 촬영하다가 디테일한 장면을 포착할 때만 8K 해상도를 선택해야 발열 제어에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
서울의 한 폰 수리업체는 갤S21의 발열에 대해 "AP에서 열이 많이 나는 것이 원인이라면 메인보드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며 "뽑기 운이 나빴냐"고 되물었다.
한때 갤S21 탑재 AP의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똑같은 모델이라도 제품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난다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갤S21 시리즈의 발열 원인은 교체가 아니면 개선이 힘든 하드웨어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따라서 새 기기로 바꾸는 게 유일한 답이다.
그러나 AS센터를 방문한 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이용자들에 따르면 부품 일부 교체도 오랜 시간 언성을 높이지 않으면 지원받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SW 업데이트가 남은 희망인데, 고성능 코어의 성능을 일부러 낮춰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 4월 말 SW 업데이트를 통해 제기되고 있는 발열 관련 이슈를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품 사용 조건, 계절의 변화 등에 따라 주변 온도 상승 등 발열 관련 VOC(고객 문의)는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제기되는 고객 VOC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해 조치할 예정이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