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 '버터'(Butter)처럼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네 번째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잭슨파이브 이후 51년만 방탄소년단은 2020년 9월 5일부터 2021년 6월 5일까지 9개월동안 네 개의 트랙을 빌보드 핫100에 올렸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1위로 진입한 후 두 차례 더 정상을 밟은 것을 포함하면 6번째로 이름을 올린 셈이다. '새비지 러브'(Savage Love)는 리믹스 버전 참여지만,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판단해 빌보드에서 방탄소년단의 1위 곡으로 인정하고 있다.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은 한국어 노래 가사 최초의 핫100 1위 곡으로 기록됐다. 9개월 간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비틀즈, 슈프림스, 저스틴 틴버레이크, 잭슨 파이브, 머라이어 캐리 등 당대를 휩쓴 최고의 가수들과 견주어 볼 수 있다. 이름만으로도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당대 최고의 팝 아이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영향력을 입증했다. 9개월 3주(1990~1991년)가 걸린 머라이어 캐리를 넘어섰고 그룹으로선 1970년 8개월 2주의 기록을 낸 잭슨파이브 이후 51년만의 신기록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7개월 2주 (2006-2007년), 슈프림스는 7개월 1주(1965년), 비틀즈는 4개월(1964년)에 걸쳐 네 개의 트랙을 1위에 올렸다. 또 방탄소년단은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저스틴 비버,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1위 데뷔곡을 3개째 보유한 가수 라인업에도 들었다.
음악 팬들도 흥미진진 이번 빌보드 차트 경쟁은 꽤나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이 '버터'로 2021년 일곱 번째 핫100 1위 데뷔 곡이란 타이틀을 만들기 전까지 17세 소녀인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최연소 빌보드 핫100 진입 가수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힘든 실연을 겪고 만든 노래들을 연속을 발매하고, 이번 주에도 톱10에 세 자리나 차지했다. 신인이면서 차례로 발매한 싱글을 톱10에 올려놓은 최초 아티스트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날 낸 음반 'SOUR'(사워)의 수록곡 'good 4 u'(굿 포 유)는 핫100 1위에 올랐다가 '버터'에 2위로 밀려났다. '버터'는 스트리밍에서는 '굿 포 유'에 한참 뒤졌지만, 디지털 음원 판매량이 압도적이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방탄소년단을 넣은 문구로 노래를 홍보해 국제적으로 아미들의 비판 여론에 휩싸이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소녀는 테일러 스위프트·할시·카디비의 사랑을 받으며 미국 대중들 사이 인지도를 높이고 있어 당분간 '버터'와 경쟁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버터'는 올여름 모두가 신나게 즐길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곡인데 핫 100 1위까지 차지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며 "많은 분들의 도움과 사랑이 있었기에 네 번째 1위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진은 위버스에 "자고 있어났는데 1위 무슨 일! 감사드린다 아미, 히히 좋다"라고 기뻐했고 RM은 "머선 129(무슨 일이야)"라는 신조어를 더해 "너무 감사하고 보고싶다"고 보라색 하트를 달았다. 뷔는 "보라합니다 아미"라고 팬사랑을 더했다. 또 멤버들은 "'버터'를 들으면서 에너지 충전하고 힘을 내신다면, 저희에게 그것만큼 좋은 선물이 없을 것 같다. '버터'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언제나 뜨겁고 달콤하고 시원한 음악을 들려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방탄소년단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래미 후보곡 '다이너마이트' 기록 넘어 '버터'의 기세는 맹렬하다.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빌보드 역사상 54번째 노래이자, 올해 10번째 1위 곡이다. 디지털 송 세일즈, 글로벌200,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MRC 데이타 분석에 따르면 '버터'는 5월 27일까지의 미국 내 집계에서 322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고 24만2800 다운로드를 보였다. 5월 30일까지의 라디오 방송 횟수는 1810만이다. 빌보드는 이를 바탕으로 스트리밍 송 차트 4위, 라디오 송 차트 39위에 '버터'를 표시했다. 라디오 송 차트 49위의 '다이너마이트'보다 높은 순위로 매겨졌다. 팝 장르의 상위 40개 곡을 대상으로 미국 내 약 160개 주요 라디오 방송국의 주간 방송 횟수를 집계하는 팝 에어플레이 최신 차트에서는 26위를 기록했다. 라디오 차트의 경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가 집계하기 때문에, '버터'는 5월 21일 금요일 발매 후 첫 사흘간의 집계만으로 해당 순위에 올라 놀라움을 안긴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버터'가 최고 인기의 팝송을 트는 톱40 포맷의 미국 내 180개 라디오 방송사 모두에서 방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아티스트로는 방탄소년단이 최초"라고 전했다. 스포티파이, 아마존 뮤직, 유튜브 등에서의 신기록도 쏟아진다. 이미 기네스에선 5개 부문(유튜브 영상 프리미어 최다 조회수, 유튜브 뮤직비디오 프리미어 최다 조회수, 24시간 내 최다 시청 유튜브 뮤직비디오, K팝 그룹 중 24시간 내 최다 시청 유튜브 뮤직비디오, 공개 첫 24시간 스포티파이 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에 등재됐다. 아마존 뮤직에서도 역사상 가장 많은 첫 주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다이너마이트'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였다. 이에 USA 투데이는 "방탄소년단은 '버터' 발매후 기네스 기록을 23개나 보유하게 됐다. 세계 기록 역사상 가장 성공한 그룹 중 하나가 됐다"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