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나오미. 사진=게티이미지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세계 랭킹 2위인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인터뷰 거부에 관한 소신을 밝히고 프랑스오픈 기권을 선언한 데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언론과 스폰서에서 오사카와의 연대와 지지를 표명한 데 이어 오사카의 선수생활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선수의 정신 건강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인터뷰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며 인터뷰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프랑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인터뷰 참여는 선수의 의무사항이라며 벌금 1만 5천 달러(한화 약 1천 600만원)를 부과했다. 또 인터뷰 거부가 이어지면 대회 실격, 장래 4대 대회 출장 정지 등 엄격한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1일, 오사카는 프랑스오픈 기권을 선언했다.
일본 테니스 전문 매체 ‘테니스 365’는 4대 메이저 대회가 성명을 통해 오사카에 연대할 것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4대 메이저 대회 주최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정신 건강은 어려운 문제며,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선수들의 행복이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WTA를 비롯해 남자프로테니스(ATP), 국제테니스연맹(ITF)과 함께 정신 건강과 웰빙을 증진하기 위한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도 “오사카의 인터뷰 거부 성명에 대한 프랑스 대회 조직위원회 반응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오사카는 많은 언론 매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녀의 말은 오히려 기자 회견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 것”이라며 오사카 행동을 지지했다.
기업들도 오사카의 행보에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이키는 “우리의 생각은 오사카와 함께한다”며 “우리는 그녀를 지지하고 그녀의 용기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도 “오사카의 성명은 개인의 건강과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녀를 지원하며, 법적 문제 안팎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그랜드슬램에서 6승을 거두며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독일의 전설적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는 오사카의 보이콧이 그녀의 은퇴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커는 “기자 회견장에 참석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라며 “미디어가 없다면 상금도, 계약도 없다. 그렇게 되면 선수 생활도 없어진다. 그녀는 은퇴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