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 스프링캠프'에 출연한 보이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캠핑을 떠난 상황에서 배달앱을 찾으며 "여기 쿠팡이츠 되나요?"라고 물어 눈길을 끌었다. 예전 같았으면 '쿠팡이츠' 대신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나 '요기요'가 등장했어야 했지만, 요즘 배달앱 시장에서는 쿠팡이츠의 커지는 존재감이 엄청난 모양새다.
배민도 이를 의식한 듯 쿠팡이츠의 강점인 '한 집 배송' 시스템을 따라 도입하는 등 대책 강구에 나선 분위기다.
2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부터 배민은 라이더 1명이 배달 1건만 수행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정식으로 시작한다.
단건 배달 서비스는 국내에서 쿠팡이츠가 처음 선보이며 고객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쿠팡이츠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는 '단건 배달로 인한 빠른 배송'을 최대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츠가 강남 3구에서 1분기 업계 1위인 배민을 밀어내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얘기가 퍼진 상태다.
한 점주는 한 배달 음식점 커뮤니티에서 "요즘 쿠팡·배민·배민1의 비율이 6대 1대 3 정도다. 하루 150콜 이상 주문 건의 데이터고, 이쪽(강남) 다른 가게도 얼추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배달앱 이용 비율을 공개했다. 그는 또 "얼마 전까지는 쿠팡과 배민이 7대 3 정도였는데, 배민1(현재 번쩍배달)이 많이 올라왔다. 배민에서 쿠팡으로 비율이 뒤집힌 지는 좀 됐다"고도 했다.
다른 점주는 "쿠팡이 충성 고객화를 잘 시키는 것 같다"며 "한 집 배송인 데다가 라이더가 집으로 오는 과정이 눈에 보여서 그런지 고객이 배달에 마음이 편해 하는 것 같다"고 동의했다.
이런 쿠팡이츠의 움직임을 살펴보던 배민은 '배민1'으로 대응에 나섰다.
배민1은 아직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전이지만, 배민에 입점한 전체 25만개의 식당 중 이미 약 4만개가 입점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은 2년에 걸쳐 현재 약 12만개 업소가 가입돼 있다.
배민의 이런 움직임에 업계에서는 배달앱 시장 최강자인 배민이 같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위축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배민은 빠르게 배민1 입점업체를 늘리고 있다. '수수료'에서도 배민(12%)이 쿠팡이츠(15%)보다 저렴하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배민은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중개 이용료를 기존의 음식 가격 12%에서 1000원 고정으로 대폭 낮춘 상태다. 쿠팡이츠 역시 수수료 프로모션 1000원을 고정으로 받고 있다.
배달비는 배민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깎아주고 있다. 또 배민1 가입 음식점주 가운데 일종의 앱 내 광고인 '울트라콜'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 광고비의 25%를 환급도 해준다.
최근 나오고 있는 "라이더 수급이 어려운지, 쿠팡이츠의 배달이 늦어졌다"는 목소리도 배민에게는 호재다.
이에 쿠팡도 움직이고 있다. 당장 라이더에 '리워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라이더의 전월 배달 실적에 따라 등급을 나눠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전월 배달 건수가 200건, 300건, 500건을 충족하는 라이더에게 각각 '마스터' '에픽' '레전드' 등급을 부여, 상황에 따라 배달 단가가 등락하더라도 월 단위로 최소 일정 수준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레전드 등급 라이더의 경우 건당 평균 6500원을 보장받게 되고, 한 달 500건의 배달을 수행했다면 최소 325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3구는 인구밀도가 높은 만큼 배달 수요가 많은 곳이고, 배달앱 업계에서 정말 중요한 지역이라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라이더가 얼마나 모이느냐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