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맥도날드 BTS세트 광고 화보 컷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웃다 울게 됐다. 'BTS세트'가 큰 성공을 거두며 함박웃음 지었지만, 연이어 터진 해킹 소식에 망신을 사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한국시간) 맥도날드가 해킹 공격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 대만에서 고객 정보 등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내부 보안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을 발견하고 조사를 위해 외부 컨설턴트 등 전문가를 고용해 대처에 나섰다.
해킹 규모가 크다. 맥도날드는 이번 공격으로 미국 직원 및 매장 정보 등 사업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대만에서는 배달 주문 고객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주소 등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적 규모의 해킹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정보가 유출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맥도날드 측은 "고객의 결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 유출된 파일 개수가 적다"며 해킹이 확인된 직후 해커들의 데이터 접근을 차단했다고만 강조했다.
고객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맥도날드에서 이따금 배달 주문을 하는 편이라는 주부 김현진(40)씨는 "배달로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다른 구성의 세트가 있어서 이용하는 편이다"며 "전화번호도 유출됐다고 해서 당황했다. 어디까지 해킹이 된 것인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로서는 BTS세트 출시 뒤 일부 나라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얻자마자 찬물을 뒤집어쓰게 됐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미국 등 50개 나라에서 치킨 맥너겟 10조각과 감자튀김, 음료, 스위트 칠리·케이준 소스 등 BTS세트를 선보였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지난 9일 인도네시아에서 BTS 세트가 처음 판매되자, 자카르타 수도권의 맥도날드 매장에는 초록색 점퍼를 입은 배달 기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에서는 BTS세트를 담은 포장지를 리셀(재판매)하는 판매자들이 등장한지 오래다. 일부에서는 BTS맥너겟 상자 등 포장지만 4만 원에 팔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도날드는 해킹 소식이 전해진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날보다 1% 오른 236.93달러(약 26만3700원)에 장을 마쳤다.
유통가는 맥도날드가 BTS세트를 출시하기 위해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모델료로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매출은 물론 화제성 측면에서도 모델료 이상의 효과를 얻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도날드는 건강하지 않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였지만, BTS로 모처럼 활력을 찾는 분위기"라며 "해킹 사태로 이런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