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소유한 회사 및 친족을 고의로 누락한 혐의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하이트진로의 동일인(총수)인 박 회장을 공정거래법상 지정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7년과 2018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5개사(㈜연암·㈜송정·대우화학㈜·대우패키지㈜·대우컴바인㈜)와 친족 7명을 누락했다.
박 회장은 조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연암·㈜송정이 2013년 2월 계열회사로 미편입 됐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으나 2019년 공정위로부터 지적을 받기 전까지 계속해서 이들 회사를 누락한 지정자료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고종사촌과 그의 아들, 손자 등의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우화학㈜·대우패키지㈜·대우컴바인㈜에 대해서도 지정자료 제출 시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3개사는 계열회사 직원들도 친족 회사로 인지해왔던 회사로, 하이트진로와의 내부거래 비중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 회장은 지정자료 제출 시에도 친족 현황자료로 본인의 친족(혈족 6촌, 인척 4촌 이내)을 모두 기재토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우화학㈜ 등 3개사와 관련된 친족 7명을 누락했다.
박 회장은 계열회사 직원들로 주주 임원이 구성된 (유)평암농산법인에 대해서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공정위의 현장조사에서 이 회사의 계열 누락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야 편입신고 자료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 회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박 회장이 2003년부터 지정자료를 다수 제출하는 등 경험이 있고,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로 경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정자료 허위제출'을 박 회장이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고의적인 은닉이나 특별한 이득을 의도하거나 취한 바 없음을 소명했으나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