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작 출시 소식이 잇따르면서 LG전자 고객들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웃는 쪽은 애플보다 삼성전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3'(이하 갤Z폴드3)와 '갤럭시Z 플립3'(이하 갤Z플립3)를 8월 첫째 주나 둘째 주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식 출시일은 같은 달 27일이 유력하다.
갤Z폴드3는 전면 카메라를 화면 아래로 숨기는 UDC(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 적용과 힌지(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개선이 기대된다. 갤Z플립3는 외부의 커버와 디스플레이 색을 다르게 한 투톤 컬러로 디자인을 차별화한다.
두 제품 모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에 가격이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3'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는다. 4개의 단말기 중 2개는 고급, 2개는 보급형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탈모 디자인'으로 놀림을 받았던 상단 노치는 얇아진다. 사진 촬영 시 흔들림을 보정하는 '센서 시프트'의 적용 확대와 대용량 배터리 탑재의 영향으로 전작보다 두꺼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삼성전자, 애플의 신제품 출시 일정이 다가오자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갈아탈 때가 됐다'며 고민에 빠졌다. LG전자는 이미 지난달 새로운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7월 31일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종료한다.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는 2~3년, 수리는 국가별 기준에 따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소모품과 액세서리는 재고가 소진되면 구할 수 없어 결국 새로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안드로이드 OS에 익숙한 LG전자 고객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의 54%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애플의 아이폰을 선택한 사람은 2%에 불과했다. 그래도 LG전자 제품을 쓰겠다는 응답은 17%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옵티머스Q'를 시작으로 10년간 LG폰을 써온 서울 잠실 사는 홍 모 씨(37)는 "지인의 아이폰을 빌려서 써봤는데 손에 영 익지 않더라"며 "간편결제 등 기존에 쓰던 편의 기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인 'LG V50S 씽큐'를 쓰다 얼마 전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2'로 바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조금이라도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 마케팅에 한창이다. 이달 말까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을 자사 제품과 교환할 경우, 중고가에 더해 15만원의 추가지원금을 지급한다.
애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이번 중고 보상 정책을 시행한다. 이례적으로 비용도 이통사가 아닌 회사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2019년부터 10%대를 유지하던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58%로 1위를 지켰지만, 애플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점유율은 10%로, 한국갤럽의 조사가 현실화한다면 적어도 5%의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