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발진은 6월 내내 쇼케이스가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국내 에이스 최원준을 제외한 4·5선발 자리가 공석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최근 2경기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 선발진에 안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이 NC로 이적하며 보상 선수로 얻은 박정수는 두 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보다 안 좋은 투구를 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영하의 자리를 메우던 1차 지명(2018) 유망주 곽빈도 연착륙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규가 희망을 안겼다. 그는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대체 선발로 나서, 5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피안타는 3개, 볼넷은 2개였다. 다음 로테이션에서 다시 한번 선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김민규는 개막 전에도 선발 후보로 여겨졌다. 최원준, 이영하 등 기존 선발 투수들이 김민규의 성장세를 치켜세우며 경쟁 시너지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개막 로테이션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이영하, 유희관 등 경험을 통해 선발 능력을 검증한 투수들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스윙맨 역할을 했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이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5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선발 투수 곽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뒤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 발판을 만든 뒤 승리 투수가 됐고, 대체 선발 후보들이 연달아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지난해 가을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1이닝도 막지 못한 상황에서 투입된 뒤 5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두산의 2-0 승리,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끌었다. KS 4차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얻었다.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상대 선발 송명기와 명품 투수전을 합작했다.
선발로 나선 통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3일 한화전에서 3⅔이닝 6실점 하며 부진했지만, 다른 4경기는 모두 4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전형적인 선발 체질이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을 고정하지 않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내세울 생각이다. 김민규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개막 전에서도 선발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국내 에이스 최원준은 "맡고 싶었던 자리(선발)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더 좋은 기운으로 투구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민규가 제2의 최원준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