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16강부터 빅매치가 성사됐다.
유로 2020에서 ‘죽음의 조’로 불렸던 F조의 최종전이 24일(한국시간) 열렸다. 포르투갈과 프랑스가 2-2로 비겼고, 독일과 헝가리 역시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로써 F조에서는 1위 프랑스(승점 5·1승 2무), 2위 독일(승점 4·1승 1무 1패)이 16강에 직행했다. 3위 포르투갈(승점 4·1승 1무 1패)까지 와일드카드로 16강에 가면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3개 팀이 모두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강팀들이 모두 살아남자 16강 대진표는 준결승 혹은 결승과 다름없는 빅매치로 채워졌다. 독일은 D조 1위 잉글랜드와 만나고, 포르투갈은 B조 1위 벨기에와 격돌한다. 프랑스는 스위스와 8강을 겨룬다.
벨기에의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16강에서 만났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3승으로 파죽지세다. 7골 1실점으로 공수 밸런스가 매우 좋다. 더 브라위너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력도 탄탄하다.
반면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수비 라인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조별리그 상대가 모두 강팀이긴 했지만 7골을 넣고 6실점 했다.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표팀에서는 부진하다는 것도 약점이다.
포르투갈이 믿는 건 노련한 공격수 호날두다. 호날두는 조별리그에서만 5골을 넣어 대회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프랑스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A매치 109골로 알리 다에이(이란)와 역대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 경기의 승자는 이탈리아-오스트리아전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에 그쳤으나 무실점을 기록하며 2승 1무로 D조 1위를 차지했다.
‘죽음의 조’에 속했던 독일은 하마터면 2018 월드컵 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져서 탈락했던 악몽을 반복할 뻔했다. 마지막 헝가리전에서 패하면 탈락할 위기에 몰렸으나, 레온 고레츠카의 극적인 동점 골로 기사회생했다.
조별리그에서의 상황은 극과 극이었지만,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잉글랜드가 독일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 독일은 조별리그 6골 5실점을 기록했고, 어려운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득점력을 보여줘 공격에서는 잉글랜드에 우위를 보인다.
핵심 전력의 결장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잉글랜드의 메이슨 마운트, 벤 칠웰(이상 첼시)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 자가격리에 들어가 16강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독일은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등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가 있다.
잉글랜드와 독일은 축구에서 오랜 라이벌이다. 객관적인 전력 외의 분위기 싸움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별리그에서 웜업을 마친 전통의 강호 스페인과 크로아티아의 대결도 관심을 끄는 경기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인 이탈리아, 또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힌 프랑스가 각각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이기고 순항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