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리빌딩은 정체기에 있다. 그러나 KIA 사령탑은 실패가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KIA 젊은 백업 야수들은 올 시즌 출전 기회가 많다.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기가 부실한 플레이가 너무 많다.
22일 수원 KT전이 그랬다. 1-0으로 앞선 5회 초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나선 외야수 오선우는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두 차례 번트 파울을 낸 뒤 삼진을 당했다. KIA는 후속 타자 박민이 삼진, 최원준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진 5회 말 수비에서는 1루수로 나선 황대인이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KT 강민국이 친 타구가 1루수 수비 범위에서 꽤 떨어진 위치로 향했는데, 굳이 쇄도해 포구했다. 불안정한 자세에서 토스가 이뤄졌고, 1루 커버를 들어간 투수 이의리는 공은 잡았지만, 베이스를 밟지 못하고 출루를 허용했다.
이의리는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 조용호를 상대해 뜬공을 유도했다. 그러나 좌익수 오선우가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공은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KIA은 5회 수비에서 4점을 내줬고, 3-6로 패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22일 경기를 돌아보며 "오선우가 번트를 잘 댔다면, 황대인이 급하게 포구하러 가지 않고 2루수 김선빈이 잡게 뒀다면, 오선우가 더 정확한 동선으로 타구를 따라갔다면, 우리에게 조금 더 나은 상황이 됐을 것"라고 짚은 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예측이 어렵다. 그래서 적응이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지도할 포인트가 많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실패라는 경험을 통해 선수들이 판단 능력을 키우고, 적합한 대처 능력을 한 번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술적인 보강뿐 아니라 심리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오선우의 번트 상황을 사례로 들며 "상대 유격수의 움직임을 보고 (번트에서) 강공으로 전환해도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오선우는 (팀 배팅에)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재차 번트를 시도한 것 같다"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포커페이스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1군은 육성하는 무대가 아니다. 성적을 내며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KIA의 팀 상황은 성장과 성적의 경계가 허물어질 만큼 자원이 부족하다. 주전급 선수들이 돌아와도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부상 변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백업 선수가 성장해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우리는 패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팀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더 중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금의 경험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