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치러진 웨일스와 덴마크 사이의 16강전에서 웨일스 대표팀 가레스 베일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웨일스 대표팀 가레스 베일이 은퇴에 관한 질문에 인터뷰장을 박차고 나왔다.
웨일스는 2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전에서 덴마크 대표팀에 0-4로 압도적 패배를 당했다.
덴마크는 이날 카스퍼 돌베리(전반 27분, 후반 3분), 요아킴 멜레(후반 43분),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후반 추가시간)를 앞세워 4골을 넣으며 8강 진출 신화를 썼다. 베일은 덴마크를 상대로 전반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결국 선제골을 내주며 승기를 빼앗겼다.
심정지로 쓰러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여파에도 불구, 8강전 진출에 성공한 덴마크는 신화를 쓰며 찬사를 받고 있지만, 웨일스 입장에선 안타까운 패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장인 베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웨일스 선전의 중심에 있던 베일이라 패배가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기자의 질문이 기름칠을 했다.
베일은 16강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망스럽다. 우리는 기회를 놓쳤지만, 웨일스 대표팀이 여전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때 은퇴설이 돌았던 베일에게 기자는 이번 경기가 마지막 경기냐는 질문을 했다. 대패로 마음이 복잡한 선수에게 개인적인 질문이 격앙된 마음을 폭발시켰다. 분노로 정색한 베일은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로버트 페이지 웨일스 대표팀 감독대행은 이러한 모습에서 베일을 감쌌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이지 감독대행의 발언을 조명했다.
페이지 감독대행은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기자의 모습이 굉장히 “무신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답하고 싶을까? 그건 무신경한, 무례한 질문이다. 패배 후 경기장에서 막 나왔는데 그걸 왜 묻는가.”라며 분노했다.
이어 “대패한 이후라 감정은 원초적이었을 것. 자리를 뜨고 가다듬은 게 옳은 선택”이라고 말하며 베일의 행동이 오히려 옳았다며 감쌌다.
한편 웨일스는 이번 16강 진출을 해내며 “기념비적인 일”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평소 축구 변방으로 통하던 웨일스의 선전이었다. 축구 레전드 라이언 긱스가 대표팀 현역으로 뛰던 시절에도 제대로 된 본선 진출을 해내지 못했던 웨일스였다.
하지만 베일이 대표팀에서 뛰면서 웨일스에 변화가 생겼다. 웨일스는 지난 유로 2016에서 무려 58년의 공백을 깨고 4강에 진출을 일궈낸 바 있는데, 유로 2020에서는 어떠한 저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았다.
영국 ‘BBC’는 당시 “웨일스는 평소 축구계에서 패배에 익숙한 국가로 잘 알려져 있고, 가장 불행한 국가인데 황금시대가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서지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