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이 보여주고 있는 위안은 젊은 선수의 성장뿐이다. 김민규도 그 대열에 가세했다.
김민규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3-2로 앞선 6회 초, 연속 안타로 1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구원 투수가 그의 책임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승리 없이 물러났다.
두산은 셋업맨 이승진이 9회 초 롯데 한동희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고, 이어진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3-4로 패했다. 4연패. 올 시즌 최다 연패를 당했다.
김민규의 호투가 유일한 위안이다. 김민규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지난 20일 수원 KT전에서도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14경기는 스윙맨 역할을 했다. 주로 패전조나 1이닝 이상 소화하는 임무를 맡았다. 컨디션 난조로 한 차례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5월 중순 이후 컨디션이 좋아졌고,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지난해 가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린 선수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상황에서 구원 등판, 5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상승세를 인정받은 김민규는 NC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개막 전에는 선발 후보로 여겨졌다. 현재 토종 에에스 최원준도 그를 경계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섰고 컨디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뒤에 반등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김민규가 개막 초반에는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자기 페이스도 못 찾았다. 그러나 지금은 2020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좋은 페이스를 되찾았다. 지금처럼만 던져주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도 부진한 유희관이 콜업될 예정이다. 김민규에게는 당분간 기회가 보장될 전망. 두산은 이런 모험에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해 스윙맨에서 선발로 변신한 뒤 에이스로 거듭난 최원준 얘기다. 김민규도 선발 체질. 시즌 최다 연패와 5할 승률 붕괴로 고전 중인 두산에 김민규는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