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진행된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제8일의 밤'이 예비 관객과 첫 인사를 나눴다. 영화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예 김태형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성민이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키는 자의 운명을 가진 진수를 연기한다. 진수는 저승으로 가지 못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일을 하던 전직 승려다. 박해준이 연기한 호태는 괴이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7개의 사체에 얽힌 사건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로, 날카로운 촉과 끈질긴 집념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간다. 7개의 징검다리와 관련된 비밀을 가진 소녀 애란 역은 김유정이 맡았다. 남다름이 깊은 산골에 있는 암자에서 2년째 묵언 수행 중인 동자승 청석 역을, 김동영이 호태를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강력계 형사 동진 역을 연기한다.
'제8일의 밤'의 중심에 이성민이 있다. 이번 영화를 위해 산스크리트어까지 공부했다는 이성민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진수라는 캐릭터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세계 말고도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다른 세계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상상을 해야만 했다"며 "또 다른 눈을 가진 그런 분들을 주술사나 샤머니즘을 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직 스님이기 때문에 스님과 여러 대화를 나눴다. 영화의 세계관, 우리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 했다. 연기를 하기 위해 정서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해준이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을 찾아온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와도 다르고, 영화 '독전'과도 다르다. 이에 대해 그는 "열정을 많이 가진 형사를 연기했다. 실적보다는 수사 열정을 가진 캐릭터"라고 전하면서 "수사에 관한 그런 열정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오히려 이 영화에서 놓치면서 영화가 흘러가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완장, 권력을 가진 역할이 나쁘지 않더라. 거기서 오는 쾌감들이 있었다권력을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쾌감이 있었다. 다시 군대를 가 내가 무서워했던 중대장이 된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성인이 되고난 후 첫 영화였다"는 김유정은 나이답지 않은 집중력으로 '제8일의 밤'을 완성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김유정이) 첫 미팅 때 작품을 해석해 온 것이 정말 완벽하더라. 그러다보니 작품보다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고, 김유정은 "만나기 어려운 소재의 영화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작품인지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인지 캐릭터들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잘 설명해주시더라. 그래서 믿음이 갔다"고 했다.
이 영화는 이성민과 박해준의 재회로도 눈길을 끈다. 같은 극단에서 연극 무대 선후배로 활동했던 이들은 7년 전 드라마 '미생'에서 다시 만났고, 이제 '제8일의 밤'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성민은 "박해준과 같은 극단에서 연기했다. '미생' 때 만나서 신기했다. 7년 후 다시 만나니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익숙한 느낌이었다"면서 "'미생' 때는 (박해준이) 신기하고 어색했다. '제8일의 밤'에서는 편했다. 무대에서 만났을 때보다 박해준이 많이 편안해져있더라"며 "연기가 무르익은 느낌이었다. 무대에서 작업할 때보다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면서 다시 박해준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박해준은 "이성민은 무대에서 동경하던 선배다. '미생'을 하며 좋았다. 옆에서 많이 봐서 호흡을 주고 받는 것이 정말 좋다. 편안하게 잘 촬영했다"며 "'미생' 때 저는 드라마를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 긴장했었다. 이성민 선배는 너무 분량이 많았다. 이번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워낙 잘하는 선배이니 '이 맛에 연기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성민과 계속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각각의 배우들이 표현하는 캐릭터가 모여 '제8일의 밤'만의 오컬트를 만들어냈다. 신부가 아님 스님이 퇴마를 하는, 전에 없던 오컬트물이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생소한 것을 보며 느끼는 공포와 함께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장르적 재미와 함께 또 다른 재미도 있다"고 자신했고, 이성민은 "흔히 오컬트 영화를 보면 대게 악마나 사탄이 나오고 퇴마를 한다. '제8일의 밤'은 그 내용이 뼈대일 뿐이다. 이야기의 심장은 깨달음이다.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지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극장 개봉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긴 과정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와 만난다. 이 또한 '제8일의 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K-오컬트의 매력을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성민은 "넷플릭스 시청자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한국 시청자도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말고 여러 세계에 계신 시청자들에게도 새롭고 신비한 이야기가 될 거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