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사용 경험을 손목 위로 옮긴 '갤럭시워치4'(이하 갤워치4)를 앞세워 '애플워치'에 대항한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삼성 갤럭시 버추얼 이벤트'를 열고, 모바일 경험을 스마트워치로 확장한 운영체제(OS) '원 UI 워치'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새로운 OS는 올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발표 예정인 갤워치4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에 가까운 활용성이다. 지금까지는 스마트워치에서 일부 헬스, 메시지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구글 앱마켓에서 원하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특정 앱을 설치하면, 갤럭시워치는 호환 여부를 판단해 자동으로 다운로드한다. 전화·메시지 차단, 시간 변경 등 앱 설정을 변경하면, 해당 정보를 알아서 연동한다.
또 구글 앱마켓에서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앱을 제공한다.
스포츠와 피트니스 마니아를 위한 '아디다스 러닝'과 균형 잡힌 라이프 스타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캄', 음악 애호가를 위한 '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입맛에 맞게 시계 화면을 디자인하는 특화 기능도 눈에 띈다. 개선된 '워치 페이스 디자인 도구'는 보다 창의적으로 사용자들의 분위기나 활동, 개성에 따라 여러 맞춤형 디자인의 워치 페이스를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구글의 OS 통합에 따른 최적화로 전작보다 앱 구동 시간이 30% 빨라지고, 배터리는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CX실장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혁신에 대한 오랜 전문성과 개방형 에코시스템 기반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발표에 앞서 이미 외신에서 갤워치4의 정보 일부가 유출됐다.
인도 IT 매체 91모바일은 팁스터(정보유출자)를 인용해 갤워치4가 블랙, 실버, 그린, 로즈 골드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고 전했다.
40㎜와 44㎜ 두 가지 크기로 나오며, 5기압(5AMT) 방수, 미국 국방성 군사 규격(MIL-STD 810G) 인증으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혈압·심전도 측정에 이어 체지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구글과의 연합전선으로 한층 더 진화한 갤워치4가 애플이 장악한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은 33.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3'와 액티브 시리즈의 흥행으로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지만, 8%의 점유율로 화웨이(8.4%)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