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의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29)가 인상적인 수비 결승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스토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전에서 3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스토리는 2회 초 수비 때 인상적인 태그 플레이로 해리슨 베이더의 도루를 잡아냈고 7회 말에는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스토리의 공수 결정적인 활약에 힘입어 콜로라도는 3-2로 승리하며 시즌 36승(48패)을 기록했다.
이날 스토리의 명품 수비는 2회 초 1루타를 치고 나간 베이더는 1사 1루 상황에서 2루 도루를 감행하다 투수 카일 프리랜드의 견제에 걸렸다. 견제에 걸렸지만 베이더의 빠른 발 탓에 도루를 잡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견제구를 받은 1루수 C.J. 크론의 송구가 베이더와 거의 동시에 2루를 커버하러 들어온 스토리로 향했다. 주자의 슬라이딩까지 생각하면 포구와 태그를 동시에 하기란 쉽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 스토리의 빠른 판단이 진풍경을 만들었다. 베이더의 슬라이딩을 피해 뛴 스토리는 글러브를 든 왼팔을 뒤로 젖혀 보지도 않고 베이더의 왼쪽 무릎을 태그하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토마스 하딩 담당 기자는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플레이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스토리의 수비를 칭찬했다. 스토리의 수비로 주자를 지워낸 프리랜드는 6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 투수로 제 몫을 다해냈다.
스토리의 활약은 타격에서도 이어졌다. 0-0으로 치열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7회 말 라이멜 타피아와 개럿 햄슨이 1루타와 볼넷으로 출루한 후 요나단 다자의 땅볼로 만들어진 2사 2, 3루 상황에서 제네시스 카브레라가 한가운데로 던진 초구 89.2마일 체인지업 실투를 받아쳐 좌중월 3점 홈런(시즌 10호)으로 쏘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는 8회 2득점 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하면서 스토리의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됐다.
스토리 개인에게도 짜릿한 경험이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스토리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많은 것이 걸려있는 경기 후반, 혹은 끝내기 안타를 정말 좋아한다”라며 “그것들은 언제나 특별하다”라고 전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 역시 “스토리는 그 순간을 기다려왔다”면서 “어제는 놓쳤던 기회를 이번에 잡아냈다. 그가 정말 소중히 여길 순간이다. 그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스토리의 기쁨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