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사진 KPGA] 임성재(23)가 오랜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톱10에 올랐다. 도쿄올림픽을 1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다.
임성재는 5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골프클럽에서 끝난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합계 15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다. 5차 연장 끝에 우승한 캐머런 데이비스(호주·18언더파)와는 3타 차다. 최종 라운드 막판 9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타수를 줄인 임성재는 지난 3월 혼다 클래식(공동 8위) 이후 4개월여 만에 PGA 투어 대회 톱10에 올랐다.
임성재는 꾸준한 골퍼로 꼽혀왔다. 지난해엔 26개 대회에서 톱10에 7차례 들어 PGA 투어 최다 톱10 피니시 부문 공동 6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부침을 겪었다. 로켓 모기지 클래식을 앞두고 2020~21 시즌 28개 대회에 나서 톱10에 3차례 든 게 전부였다. 혼다 클래식 이후엔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만 5번 했다. 지난 4월 RBC 헤리티지에서 거둔 공동 13위가 최근 3개월새 올린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임성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모든 과정을 7월 말 치를 도쿄올림픽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김시우(25)와 함께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PGA 투어 데뷔 시즌이던 2018~19 시즌에 46개 공식 대회 중 35개, 2019~20 시즌에 36개 대회 중 26개나 나섰던 임성재는 올 시즌 대회 출전 횟수를 조금 줄였다. 대신 지난해 12월 정착한 미국 애틀랜타 근교 덜루스의 슈가로프TPC에서 틈틈이 훈련하는데 더 집중했다.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올해 임성재의 경기력 지표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선수 중 93위(67.08%)였던 그린 적중률은 5일 현재 37위(67.55%)로 올라섰다. 퍼트 이득 타수도 지난 시즌 55위(0.233타)에서 올 시즌 39위(0.373타)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나서지 않았던 임성재는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69-68-69-67)를 기록해 안정감을 되찾았다. 올림픽을 앞둔 임성재의 세심한 준비는 계속 이어진다. 이달 15~19일 열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 불참한다. 이달 29일부터 나흘간 열릴 도쿄올림픽을 2주 앞두고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는 지난 3일 “한국에선 올림픽 메달을 따면 약 2년간 져야 할 병역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기에 특별히 중요하다”며 임성재, 김시우의 디 오픈 불참 의미를 분석했다.
임성재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꼭 나가고 싶은 무대였다. 태극마크를 다는 자부심은 돈과 바꿀 수 없다. 시상대에 오르면 정말 기쁠 것 같다”며 남자 골프 한국 첫 올림픽 메달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대표팀 감독을 맡은 최경주(51)는 “(임성재가) 올림픽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다. 올림픽까지 잘 준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