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수(32)가 MBN 주말극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서 비운의 왕자 이대엽으로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사랑하는 여인 권유리(수경)를 끝내 사랑할 수 없고, 외숙부 이재용(이이첨)에게 이용만 당하다 목숨까지 잃는 안타까운 운명이었다.
신현수와 5년 만에 재회했다. 지난 2016년 JTBC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종영 인터뷰 때 만났던 상황. 얼마나 달라졌는지 배우 신현수와 동시에 사람 신현수가 궁금해졌다.
과거 인터뷰를 언급하며 진행하자 신현수의 얼굴엔 어쩔 줄 몰라하는 당황스러움과 웃음이 이어졌다. 예나 지금이나 솔직하고 유쾌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특히 연기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진 모습이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께서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 이후 가장 아끼는 필모그래피가 됐다. 그리고 친척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됐다. 외할아버지가 재밌게 봤다고 연락 주시고 그랬다. 할아버지가 KBS 1TV '6시 내고향'을 제일 좋아하시는데 그다음이 '보쌈'이었다. 효도하는 느낌이었다."
-친구들의 반응도 달라지지 않았나.
"친구 부모님께서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에 식당을 운영 중인 친구네 놀러 갔다. 근데 친구 어머니의 친구분이 내가 식당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차를 타고 오셔서 사인을 받고 가셨다. '보쌈' 너무 재밌고 보고 있다고 하시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평소 대엽이처럼 과묵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서글서글하고 잘 웃는다며 좋아해주셨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정일우 선배님이나 권유리 선배님이나 누구 하나 빼는 것 없이 열정적으로 이 작품에 참여했다. 그런 에너지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다.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고 느낀 건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신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삼각 로맨스에 끼기도 했지만 반전의 키맨이다 보니 정치 이야기도 메인이었다. 명세빈 선배님, 이재용 선배님, 김태우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즐거웠다. 선배님들께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재용, 김태우 선배님의 연기 열정은 엄청나다. 신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편하게 먼저 물어봐주시고 함께 만들어갔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니 신을 만들어가는 밀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태우 배우와 이재용 배우가 극에서는 너무 무서웠다.
"간극이 너무 큰 분들이다. 이재용 선배님은 현장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분이다. 장난기도 많고 다정다감하시다. 배우들이 피곤해하면 손수 안마까지 해주신다. 받기 죄송할 만큼 신경 써서 해주신다. 그때마다 아들로서, 후배로서 생각해주는 게 느껴져서 감사했다. 김태우 선배님 역시 현장에서 온화하고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셨다. 항상 간식거리를 사 오셔서 분장팀 의상팀은 물론 저도 챙겨주셨다. 나중에 저런 선배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명세빈 배우는 90년대 로맨스 드라마의 상징 아닌가.
"나의 어머니로 명세빈 선배님이? 그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해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려를 너무 많이 해주셨다. '해인당 이 씨는 대엽이를 위해서 존재하는 인물이니 나를 많이 이용하라'는 얘기를 해주시더라. 그리고 날 항상 바라볼 때 눈으로 보듬어주시는 느낌이었다. 선배님이랑 할 때 지문에 '운다'는 게 없었는데 눈물이 떨어지곤 했다. 확실히 배우는 눈이 중요한 것 같다. 선배님이 '나는 온전히 네 편'이란 걸 대사와 함께 눈으로 에너지를 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그랬다. 유일하게 이 작품을 하면서 외롭지 않은 순간이었다."
-혹한기가 겹쳐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나.
"지난해 11월에 촬영을 시작해서 5월에 끝났다. 올겨울 한파가 만만치 않았다. 평소 수족냉증도 심하고 추위 자체에 약한 편인데 많이 껴입어서 그런지 괜찮았다. 의상팀에서 진짜 신경을 많이 써줬다. 양털 깔창을 깔아줬고 옷맵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계속 껴입을 수 있는 걸 추천해줬다. 정말 감사했다."
-배우들의 단체 SNS 방이 있나.
"방송 시작하면 단체 SNS 방에서 서로 칭찬하며 봤다. 그리곤 '다음 주에 보자'라고 하고 인사했는데, 이제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니 서운하더라.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모이지는 못하지만 시간 맞는 배우들끼리 모이면 좋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