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가 12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가운데 대학리그 타자 최대어인 헨리 데이비스와 투수 최대어인 잭 라이터가 전체 1번, 2번 지명권을 가진 피츠버그와 텍사스에 각각 지명됐다. 드래프트는 총 3일 동안 진행되며 각 팀당 20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 사인 훔치기 징계를 받는 휴스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라운드와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없다.
전체 1순위의 영광은 루이빌대 포수 데이비스의 몫이었다. 1999년생 우투우타 포수인 데이비스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대학 시절 버스터 포지 상(대학리그 최고 포수상), 골든 스파이크 상(대학리그 최고 선수상) 등 주요 후보로 손꼽히던 타자다. 올해 성적도 준수하다. 대학리그 애틀랜틱 코스트 콘퍼런스에서 루이빌 소속으로 뛰면서 타율 0.370, 출루율 0.482, 장타율 0.663과 15홈런 10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데이비스는 지난해 대학리그 상위 5%에 해당하는 최고 타구 속도 109.7마일, 상위 10%에 해당하는 평균 타구 속도 92.7마일을 기록했다”면서 “지난해 지명된 선수 중에 에런 사바토(미네소타)와 스펜서 토켈슨(디트로이트)만이 그보다 빨랐다”고 전했다.
스피드와 수비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MLB.com은 “데이비스는 올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면서 “송구도 70점(80점 만점)을 받았다. 대학 첫 두 시즌에서는 도루 저지율 34%를 기록했고, 3학년 때는 50%에 육박했다”고 소개했다.
소속팀 피츠버그가 오랜만에 뽑는 전체 1번 지명이다. 피츠버그는 20년간 5할 이하 승률을 기록하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와일드카드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다시 추락을 겪으며 지난해 전체 최하위 성적을 기록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했다. 암흑기 시절이던 2011년 지명했던 게릿 콜 이후 10년 만에 나온 1순위 지명 선수다.
한편 전체 2번인 텍사스의 지명은 야구인 2세 잭 라이터가 차지했다. 라이터는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토론토, 플로리다 등에서 뛰며 올스타 2회, 월드시리즈 우승 2회를 경험한 좌완 투수 알 라이터의 아들이다. 아들 역시 대학리그 최고 강호로 꼽히는 밴더빌트 대학의 에이스다. 110이닝 179탈삼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지난 3월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에서 16탈삼진 노히트노런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MLB.com은 “라이터는 시속 90에서 95마일(최고 97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주로 던지지만 12-6 커브(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 구종)와 커브보다 더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드래프트 전 4순위인 보스턴의 관심을 받았지만 2순위인 텍사스가 선점하면서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전체 3번부터는 고졸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3순위 디트로이트는 고졸 우완투수 잭슨 조브를 뽑았고 4순위 보스턴은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던 고졸 유격수 마르셀 메이어를 지명했다. 5순위 볼티모어는 대학 3학년인 외야수 샘 휴스턴을, 6순위 애리조나는 고졸 유격수 조던 라울러를 각각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