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의 55년 만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대표팀 내 흑인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서 1-1 동점을 기록한 후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첫 번째 키커였던 해리 케인과 2번째 키커였던 해리 매과이어는 성공했지만,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포드부터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내리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잉글랜드로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55년 만에 도전하는 우승이었던 만큼 간절했다. 하지만 유로 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유로 1996 준결승 패배와 마찬가지로 승부차기에서 쓴맛을 봤다. 잉글랜드로선 무척 아쉬운 결과였다.
하지만 그 후유증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승부차기 실축 선수인 래시포드, 산초, 사카에 인종차별 폭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FA(축구협회)는 인종차별에 대한 엄중 대응을 경고했다.
FA는 “이러한 역겨운 행동은 팬의 자세가 아니다. 우리는 피해를 입은 선수들을 지원하고 책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다.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는 세 사람을 향한 인종차별이 계속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스타 선수 엘링 홀란드도 인종차별을 강하게 비판했다. 홀란드는 승부차기 실축으로 인종차별 폭력을 받고 있는 산초와 도르트문트에서 함께 뛰며 우정을 나눈 사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종차별을 향한 일침을 날렸다.
홀란드는 “나는 왜 아직도 인종차별과 차별(일반적 의미)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차별에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은 인종차별 폭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승부차기에 도전했다는 용기에 박수를 받아야 한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케인도 인종차별을 행하는 이는 팬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판을 받고 있는) 세 명의 선수들은 이번 여름 훌륭했고, 위험이 큰 승부차기에 나섬으로써 한발 더 나아가는 용기를 갖췄다. 그들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들 중 누군가를 당신이 비난한다면 당신은 잉글랜드 팬이 아니며 우리는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