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팀 캡틴 김현수(33)가 두 번째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각오를 전했다.
김현수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이 첫 합동 훈련을 소화한 17일 미디어 인터뷰를 가졌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 대표팀의 전승 금메달 획득 쾌거를 이끈 선수다. 당시 소속팀(두산) 사령탑이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한다. 주장도 맡았다.
김현수는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베테랑도 있고 젊은 선수도 있지만, 성적 부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점에 대해서는 "잘하는 선수만 모여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크다"라고 했다.
야구계는 최근 어수선하다. NC 소속 선수 4명이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불거진 파문이 꼬리를 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잠실 원정(두산전)을 위해 투숙한 서울 한 호텔에서 외부인 여성 2명과 한 방에서 동석, 술자리를 가졌다.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제외한 5명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구계 구성원의 일탈로 그칠 수 없는 사태로 번졌다. KBO는 네 선수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던 박민우는 태극마크를 스스로 반납했다. 사태는 다른 구단으로도 번졌다. 키움·한화 구단은 소속 선수들이 NC 선수들과 동석한 여성 1명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키움 선수 2명은 수원에서 서울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키움 한현희도 17일 오전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주장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줬다. 김현수는 "우리는 프로다.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한 명이 잘못하면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을 것"이라며 "내가 100번을 얘기해도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소용없다. 경각심을 갖고 잘 대처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명예 회복은 노린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일본과의 예선전 9회 초에서 당시 일본 주축 투수인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국의 5-3 승리를 이끈 전력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해결사'로 기대받고 있다.
올 시즌은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전반기 막판 오른 햄스트링 부상으로 수비를 소화하지 못했고, 타석에서도 다소 주춤했다. 2020시즌에는 득점권 타율 0.446을 기록하며 강했지만, 올해는 0.214에 그쳤다.
김현수도 몸 상태와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 달 전에 비해서는 나아진 상태라고. 그는 "이전 한 달 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나도 걱정했지만, 계속 치료받고 관리하면서 한층 좋아졌다. 조금만 더 나아지면 수비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