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외국인과 연기금에 외면받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실적 기대치마저 하락하면서 게임, 2차 전지주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대비해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2020년 12월까지 바이오 기업이 1~5위를 싹쓸이하며 강세를 나타냈지만 지난 16일 기준으로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하고 모든 순위가 바뀌는 등 혼전 양상이 띠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말과 대비해 시총 규모가 7조원 줄어든 17조7700억원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셀트리온제약과 씨젠, 알테오젠, 에이치엘비는 각 2~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제약이 4위로 떨어졌고, 나머지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등 게임주가 치고 올라와 각 2위와 5위 자리에 안착했다. 또 K배터리를 앞세운 2차 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도 몸집을 키워 3위로 뛰어올랐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말 8조5500억원에서 5조7600억원으로 시총 규모가 줄었다. 셀트리온제약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하지만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의 해외 진출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적 기대치가 낮아졌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미국과 유럽 시장 등에서 허가를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달 초만 해도 방역당국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에 대해 전파력이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 16일에는 델타 변이에도 감염 치료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실험용 쥐에 렉키로나주를 투여한 결과 폐 조직에서 바이러스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투여 사흘째 바이러스가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엿새째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치료 효과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능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진단키트를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인 씨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실적 기대치가 하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과 대비 순위가 3계단 떨어진 6위에 자리했다. 시총 규모는 4조300억원으로 1조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의 허위 공시 논란으로 인해 시총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진양곤 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음에도 신약 허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에이치엘비는 4조8900억원에서 3조790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축소됐다.
반면 신작 오딘이 흥행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말 시총이 3조4000억원에서 6조4500억원으로 89.7% 불어나며 8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순매도세를 보였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 등 6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도 3조5700억원에서 5조9100억원으로 65.5% 늘어났다. 펄어비스(3조4000억→5조3100억원)도 9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