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지성의 열연이 안방극장을 휩쓸었다. 색다른 얼굴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각인되고 있다.
현재 지성은 tvN 주말극 '악마판사'에서 혼란한 시대에 등장한 시범재판부의 재판장 강요한 역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 6회는 지성(강요한)의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체감할 수 있었다. 조카 바보라는 의외의 면모와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냉철한 판사의 모습 등 선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의 면면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지금껏 지성은 감정의 동요를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뿐인 조카 전채은(엘리야)을 대할 때만큼은 달랐다. 두 눈으로 진영(김가온)을 좇는 전채은을 짓궂게 놀리는 삼촌과 조카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로 재미를 더했다.
진영과 함께 박규영(윤수현)을 만나고 있는 전채은을 발견 했을 때, 지성의 복잡한 심경은 브라운관 밖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조카를 걱정했던 마음 졸임, 긴장감이 풀린 안도감 그리고 본능적으로 전채은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온 분노까지, 그를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에선 숨은 인간미가 느껴졌다.
이후 지성은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냉철한 판사로 돌아왔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증인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알려져 위기에 빠진 것 같았지만, 오히려 사회적 책임 재단의 비리를 밝힐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한 것. 예상할 수 없는 지성의 행보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긴장감을 낳았고, 이는 드라마의 대미를 강렬하게 장식했다.
지성은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중요 포인트인 엔딩까지 완성했다. 그만의 빈틈없는 연기력과 선 굵은 존재감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악마판사'에서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