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역임한 배우 겸 연출가 송승환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대해 “의미는 강했지만, 감동은 약한 개회식”이라는 ‘한 줄 평’을 내놨다.
‘감동으로 하나 되다(United by Emotion)’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마침내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속에 이번 개회식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관중 없이 치러졌다.
송승환은 이날 오후 KBS 개회식 중계에서 “일본이 자신들의 문화와 예술을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표현이 많이 되진 않았던 것 같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화려한 올림픽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이라며 “(일본의) 총감독 3명 중 1명이 사임했고, 작년 연말에 올림픽 개회식을 준비했던 연출진이 해체되는 등 내부적인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앞서 19일 개회식 음악감독인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가 학창 시절 장애인에게 인분을 먹이고 폭력을 가했다는 과거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자 사퇴했다. 지난 3월에는 개·폐회식 총괄책임을 맡았던 사사키 히로시(佐々木宏) 프로듀서가 여성 개그맨을 돼지로 분장시켜 무대에 올리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사실이 알려져 사퇴한 바 있다.
또 송승환은 일본이 ‘감동으로 하나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점을 언급하며 “개막식에서 보통 ‘와우 포인트’라고 하는 장면을 몇 번씩 보게 마련인데 그게 보이지 않은 게 좀 아쉽다”고 했다.
다만 송승환은 개회식에서 ‘다양성’ 등이 부각된 데 대해선 “의미는 굉장히 좋았다”며 “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코로나19라는 대유행 상황에서도 개회식을 만들어 낸 출연자와 스태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격려했다.
이날 개막식 막판에 1800여대의 드론이 경기장 상공에서 지구본을 3D로 형상화 하는 등 다양한 그림을 구현했다. 드론은 처음에 도쿄올림픽 엠블럼 모양을 만든 뒤 자리를 옮겨 각 대륙이 새겨진 지구본 형태로 바뀌었다.
마치 2018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선보였던 드론쇼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평창 때는 1200여대의 드론이 사용됐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많은 1800대가 동원됐다. 드론의 성능과 구현 기술도 3년 전보다 훨씬 발전했다.
이에 대해 송승환은 “(평창 때보다) 드론 기술도 더 발전했다고 한다”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졌고, 쇼를 진행하는 시간도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창 때는 초속 3m 이상이면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며 “이제는 초속 7∼8m에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송승환은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추운 날씨와 적은 예산 등의 어려움을 딛고 총감독으로서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206국 중 한가운데 103번째로 입장했다. 김연경(33·배구)과 황선우(18·수영)가 기수로 태극기를 함께 들었다. 총 355명(선수 233명·임원 122명)을 대신해 30명이 한국을 대표했다. 반기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회 위원장이 귀빈석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