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돌아온 야구. 한·일 라이벌전을 향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자주 소환되는 야구인이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의 외야수로 나선 G.G 사토다.
사토는 베이징 대회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좌익수로 나섰다. 한국이 4-2로 앞선 8회 말 2사 1루에서 고영민의 좌중간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김동주가 홈을 밟은 한국은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속 타자 강민호가 중월 2루타를 치며 6-2로 앞섰고, 리드를 지켜내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쿠바를 꺾고 금메달도 획득했다.
당시 중계를 맡은 허구연 해설위원은 '고마워요, 사토'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에서는 꽤 유행했다. 사토는 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야수 실책을 범했다. 주 포지션이 우익수였던 그가 좌익수로 나선 탓에 초래된 참사. 그래서 일본은 13년이 지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유독 외야 수비에 민감하다. 주전 외야수 야나기타 유키가 옆구리 통증 탓에 평가전에 나서지 못하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토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셀프 디스'에 나섰다. 그는 최근 '픽토그램 종목"GG 사토'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장을 올렸다. 도쿄올림픽 야구 픽토그램(사진·행위를 상징화화한 그림문자)을 직접 표현했다. 흰색 타이츠와 파란색 상위를 걸쳤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착용한 글러브로 공을 포구하는 장면이었다. 베이징올림픽 한국전에서 자신이 공을 놓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지난 23일 열린 개회식에서 유일하게 화제를 모은 공연이 '픽토그램 쇼'였다. 각 종목을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재기 있는 동작을 하며 집중도를 높였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와 이해가 어려운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 픽토그램 쇼는 그나마 호평을 받았다. 사토의 픽토그램 퍼포먼스도 함께 주목받은 이유다. 네티즌은 "최신 유행으로 공격한다"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