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방송은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남자 개인전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혼자 소화하는 경기다. 고된 일정에 더해 도쿄의 무더위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경기는 오전 6시 30분에 열렸다.
하지만 정시에 출발했던 선수들은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왔다. 방송 장비를 실었던 주최 측의 모터보트가 문제였다. NBC는 “56명의 참가자 중 3분의 2가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보트가 직선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나머지는 레인에 뛰어들지 못했다”라며 “보트가 되돌아가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많은 선수가 안전을 확신할 수 없어 출발선에 남아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결국 경기 시작 13초 만에 정지가 울렸다. NBC는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서 버저가 울린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13초 동안 선두를 달리던 선수들은 이미 200미터가량을 수영한 이후였지만 어쩔 수 없이 출발선으로 돌아와 재출발해야 했다. 결국 10여 분이 지난 후에야 경기가 재시작됐다.
해프닝 끝에 벌어진 레이스의 승자는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27)였다. 블룸멘펠트는 1시간 45분 04초를 기록하며 트라이애슬론 메달을 딴 첫 노르웨이 선수가 됐다. 첫 종목 수영에서는 공동 10위에 불과했지만 사이클 4위로 상승세를 탄 후 달리기에서 다른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달했다. 은메달은 1시간 45분 15초의 알렉스 리(영국), 동메달은 1시간 45분 52초의 윌드 헤이든(뉴질랜드)이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