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 자바드 포루기(41)가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란의 스포츠 인권단체인 나비드 연합(Unity for Navid)은 성명서를 통해 “포루기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일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그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명성에도 오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비드 연합은 이어 “올해 초 이란 혁명수비대원이 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IOC에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포루기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메달을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포루기가 지난 2012~2013년 시리아에서 복무했을 당시 ‘테러 활동’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루기는 지난 24일 오후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결승전에서 총 244.8점을 쏴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이란의 첫 금메달이자, 전업 선수가 아닌 간호사로 활동하는 고령의 선수가 거둔 쾌거에 많은 사람이 기뻐했다.
이에 이란 현지 언론들은 포루기의 기사를 1면으로 올리며 “국민 건강의 수호자인 포루기의 역사적인 사격으로 예상치 못한 메달을 획득했다”고 적었다. 내달 취임 예정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신임 대통령도 결선 종료 이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날 포루기에게 축하를 전한 사람 중에는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있었으며, 그는 포루기를 ‘열렬한 이슬람 혁명의 수호자’로 치켜세웠다”고 전했다. 또 TOI는 “포루기는 수상 당시에도 단상에 올라 군인들의 경례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란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로던 바자르간이 “IOC는 이란 혁명수비대원이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내버려 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하는 등 인권 운동가들의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창설된 부대로 정규군이면서 이란 정부군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존재 목적은 이슬람 종교에 기반을 둔 정권을 수호하는 것으로, 종교 지도자 성격의 최고지도자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가 직접 통솔한다.
그 수는 19만명으로 이란 정규군 42만명에 비해 수는 적지만 육ㆍ해ㆍ공군ㆍ해병대로 짜여 있고 특수ㆍ정보부대도 운영하며 질적 우위를 갖춘 정예군이다. 특히 혁명수비대는 지난 1월 우리나라 유조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하고 억류하며 국내에 알려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각종 테러단체 지원과 민간인 사살 등을 자행하며 지난 2007년 미국이 ‘테러 지원 조직’으로 분류했다가, 지난 2019년 4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당시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