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첫 올림픽 금메달에 한 걸음 다가갔다.
조코비치는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에서 니시코리 게이(일본)를 2-0(6-2 6-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올 시즌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단식에서 모두 우승한 조코비치는 8월 막 개막하는 US오픈까지 우승할 경우 모든 대회를 휩쓰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여기에 올림픽 단식까지 석권할 경우 테니스 역사상 단 한 차례뿐인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단식을 모두 우승하는 일)을 달성하게 된다. 테니스 역사상 여자 테니스의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달성했던 것이 유일하다. 조코비치가 이뤄낼 경우 남자 테니스 역사상 첫 선수로 남게 된다.
첫 금메달 도전이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식 동메달을 딴 것이 유일한 메달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3위 결정전, 2016년 리우올림픽 1차전에서 모두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에게 패배하며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 경기만 더 승리해 결승만 나가더라도 첫 은메달을 따게 된다.
대기록 도전에 대한 압박이 없을 리 없지만 조코비치는 담담하게 “압박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대답했다. 미국 USA투데이에 따르면 그는 “부담감 없는 프로 스포츠는 없다”라며 “최고가 되길 원한다면 코트뿐 아니라 밖에서도 압박감을 다루고 그 순간을 대처하는 법을 배우라”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의 기대감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왔다”라며 “타고난 사람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일방적인 패배였지만 상대한 니시코리도 경기 후 조코비치에 대한 극찬만을 남겼다. AP통신에 따르면 니시코리는 “조코비치는 오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방어했다”라며 “버텨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라고 이날 패배를 평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번 주, 그리고 지난 몇 달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은 정말 굉장하다”라며 메이저 대회를 차례차례 제패하고 있는 조코비치의 올 시즌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AP통신은 시즌이 지나갈수록 지치기는커녕 더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고 조코비치의 페이스를 평가했다. 조코비치는 이에 대해 “경기가 쉬워지는 게 아니라 테니스 기량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대회가 진행될수록 코트에 있는 게 즐겁다. 이 대회 역시 그렇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최고의 경기였다. 매우 좋은 상대였다”라며 “그가 가진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얻은 것 같았다”라며 상대 니시코리에 대한 존중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