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인 톰프슨(29·자메이카)은 3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61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00m와 200m 금메달을 획득했던 톰프슨은 5년 만에 열린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다시 섰다. 톰프슨은 200m와 400m 계주에도 출전해 3관왕을 겨냥한다.
자메이카는 메달을 싹쓸이하며 육상 단거리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100m 우승을 차지했던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는 10초74로 2위에 올랐다. 세리카 잭슨(27)은 개인 최고 기록인 10초76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톰프슨은 33년 만에 올림픽 기록도 깼다. 종전 기록은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1988 서울올림픽에서 세운 10초62였다. 조이너의 기록을 0.01초 단축한 것이다. 또한 톰프슨이 세운 기록은 여자 육상 100m 역대 2위 기록이기도 하다. 세계 기록은 조이너가 1988년 7월 17일에 미국 올림픽 육상대표팀 선발예선에서 세운 10초49다.
톰프슨은 세계 기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경기 후 AP통신 등과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제가 만약 손가락질하며 자축하지 않았더라면 더 빨리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승자의 위엄을 뽐냈다. 이어 “하지만 더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세리머니를 했다. 언젠가 조이너의 기록을 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 자신을 믿으며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다. 최고의 레이스를 펼치려고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기록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결국 나의 시대는 곧 사라질 것이다. 많은 여성 육상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는 건 어떤 일이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레이스를 함께 한 팀 동료도 톰프슨에 축하를 전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프레이저-프레이스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정상을 지킨 톰프슨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네 번째 올림픽에서도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는 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썼다. 개인 통산 메달 7개(금 2, 은 4, 동 1개)를 획득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0m와 400m 계주에도 출전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향한 질주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