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5년 내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가 지금의 인터넷처럼 당연시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에서 '창작자' '커머스'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메타버스'를 미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가장 많은 힘을 실었다.
저커버그는 "각 사업이 자체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훨씬 더 큰 목표인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일부다"며 "아바타, 디지털 개체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될 것이며, 이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기회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021년 6월 기준 평균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19억1000만명에 달하지만, 여전히 광고 수익 의존도가 높아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페이스북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90억7700만달러(약 33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이중 광고 수익은 285억8000만달러(약 33조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회사는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 112억9300만달러(약 14조원)를 연구·개발 용도로 투입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의 20%에 해당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페이스북이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만큼이나 큰 성과를 거둔 것이 2014년 흡수한 가상현실(VR) 하드웨어 제조사 오큘러스다. 메타버스와 연계한 실감형 콘텐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들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VR·AR(증강현실)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3배 늘었는데, '오큘러스 퀘스트2'가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460만대로 추산된다.
오큘러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대에서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75%까지 치솟았다.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콘텐트, 꾸준한 업데이트가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눈과 코가 닿는 신제품의 고무 커버 때문에 피부 질환 논란이 일자 지난달 말 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다.
저커버그는 최근 미국 IT 매체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5년 뒤 소셜 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회사가 메타버스를 구축했는지 묻는 것이 인터넷을 깔았냐고 묻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게 들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딩을 시작한 중학생 시절부터 원하는 장소로 순간 이동해 친구와 함께하는 공간을 구상했다"며 "오늘날의 직업보다 더 영감을 주는 다양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