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역사상 첫 트랜스젠더 선수가 올림픽 종목을 치렀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아쉽게 막을 내렸다.
로렐 허바드(43·뉴질랜드)는 2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결선에서 인상 1~3차 시기 120kg, 125kg, 125kg에 모두 실패했다. 바벨을 들어 올리는 인상에서 실패함으로써 심봉을 어깨에 걸친 뒤 자세를 바꾸는 용상에 출전할 자격을 상실했고, 허바드는 일찌감치 실격으로 짐을 싸야 했다.
하지만 허바드가 이번 올림픽 초반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만큼, 그의 출전 자체에 외신은 집중 조명했다.
영국 ‘BBC’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 새 역사를 쓴 허바드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허바드의 경기 후 기자회견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경기 후 허바드는 “스포츠 관점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서포터들이 내게 많은 응원과 지지를 해줬다. 뉴질랜드 올림픽 위원회가 그동안 힘든 시간 동안 나를 지지해 준 것에 감사한다. 이번 대회 출전이 논란이 있었지만, 내 도전은 멋졌고, 도움을 준 이들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허바드는 본래 주니어 시절 남자 무대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2001년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역도를 은퇴했고, 이후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 선수로 나와 역도 선수로 다시 활약했다. 그는 현재까지 메이저 대회 7개의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한편 이번 허바드의 출전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정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 기준을 충족하면 트랜스젠더 선수에게도 출전권을 부여하는 중이다. 하지만 포용과 공정 면에서 충돌이 컸다. 일각에선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이 상대 선수에 과연 공정한 경기로 작용하는가를 꼬집었다.
하지만 뉴질랜드 올림픽 위원회는 허바드가 “포용과 포괄성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정말 중요한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흐름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