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에서 2-7로 대패했다. 이 경기 패인은 명확하다. 마운드 운영이 형편없었다.
한국 선발 투수 이의리는 5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2회 말 주자를 2루에 두고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4회는 2사 뒤 솔로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5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기록하며 미국 타선을 잘 막아냈다.
타선은 미국 선발 투수 조 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4회까지 무실점 침묵했고, 1사 1루에서 김혜성과 박해민이 연속 안타를 치며 1점을 추격한 상황에서는 강백호가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한국은 3번 타자 이정후부터 나선 6회 초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 경기 승부를 가른 수비에 돌입했다. 6회 말 수비에서 대거 5점을 내줬다. 과정이 너무 안 좋았다. 투수를 4명을 쓰고 내준 기록이다. 벤치는 조급함을 전혀 감추지 못했다.
한국 두 번째 투수 최원준은 6회 선두 타자로 상대한 토드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내줬다. 10구가 넘어가는 승부 끝에 던진 바깥쪽(우타자 기준) 공이 스트라이크 콜을 받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바로 투수를 바꿨다. 최원준이 정상적인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 그러나 프레이저는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다. 최원준 투구 내용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었다.
악몽이 시작됐다. 세 번째 투수 차우찬은 에릭 필리아를 삼진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다. 한국은 또 투수를 바꿨다. 선발 자원 원태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루 주자의 3루 진루를 허용했고, 후속 타자 마크 콜로스배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점수 차이가 늘었다.
원태인은 닉 앨런에게 볼넷까지 허용했다. 다시 벤치가 움직였다. 이번 대회 앞서 4경기나 나선 조상우가 투입됐다.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지만, 구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만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조상우는 9번 타자 잭 로페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에디 알바레스에게 땅볼 타점, 타일러 오스틴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닝 다섯 번째 실점. 점수는 2-7, 5점 차로 벌어졌다.
원태인이 웨스트브룩에게 맞은 우전 안타, 조상우가 오스틴에게 맞은 중전 안타 모두 빗맞았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은 역대급으로 엉망이었다.
투수들의 구위, 심판의 스트라이크존보다 한국의 선택이 초래한 패전이다. 구원 등판이 익숙하지 않은 투수를 위기에 내보내고, 비정상적인 등판 일정을 소화한 투수를 투입한 벤치의 선택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과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