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미국전을 2-7로 완패했다. 대표팀은 전날 일본(승자 준결승)에 이어 미국에도 덜미가 잡혀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대표팀은 7일 낮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야구는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대회에서 퇴출당했고, 도쿄올림픽에서 13년 만에 돌아왔다. ‘디펜딩 챔피언’인 대표팀은 역대 두 번째 금메달을 노렸지만,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미국을 상대로 지난달 31일 조별리그 2차전 패배에 이어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물러났다.
조별리그(1승 1패)를 2위로 통과해 일정이 꼬인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29일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패자 준결승전까지 8일 동안 6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다.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패자 준결승전에선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대표팀은 2회 말 미국에 첫 실점 했다. 선발 이의리가 1사 후 마크 콜로즈배리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후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잭 로페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4회 말에는 2사 후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솔로 홈런까지 맞았다. 대표팀은 5회 초 1사 후 몸에 맞는 공과 안타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박해민의 적시타로 추격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 2루에서 강백호가 2루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찬스 뒤엔 위기였다. 대표팀은 6회 말 무너졌다. 1사 1루에서 등판한 네 번째 투수 원태인이 웨스트브룩과 콜로즈배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닉 앨런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교체됐다. 뒤이어 등판한 조상우는 피안타 2개와 내야 땅볼로 승계 주자 3명의 득점을 모두 허용했다. 1-5로 뒤진 2사 2, 3루에서 나온 타일러 오스틴의 2타점 적시타가 특히 뼈아팠다. 대표팀은 6회 말에만 안타 4개, 볼넷 1개를 내주며 5실점 했다. 7회 초 안타 3개를 묶어 1점을 따라붙었지만,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대표팀 막내 이의리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탈삼진 9개를 기록하는 등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부터 가동된 불펜(7명)이 3이닝 동안 5실점 했다. 미국은 한국보다 2개 많은 안타(9개)를 쳤을 뿐이지만, 장타력과 응집력에서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