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정치 성향 때문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주장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좌파가 중심이 된 여자축구팀이 ‘깨어있지(woke) 않았다면 동메달을 따지 않고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깨어있다는 건 패배를 의미하고 모든 것이 나빠진다는 뜻이다”라며 “우리 축구팀 역시 그렇다”라고 비난했다.
미국에서 ‘깨다(wake)’는 사전적 의미 외에도 불평등, 인종차별, 젠더 차별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둔다는 의미로 최근 사용되고 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2019년 여자 월드컵 우승 전후로 강한 젠더 메시지를 내고 있어 이에 반감을 품은 트럼프 등 일부 정치권과 충돌해왔다.
트럼프는 대표팀 에이스이자 가장 목소리를 많이 내온 메건 라피노에 대한 비난도 잊지 않았다. 라피노는 월드컵 때 8강 진출 후 관례적인 우승팀 백악관 방문 이야기가 나오자 “망할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역시 “경기에서 일단 이겨라”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트럼프는 동메달 수상에 대해 “보라색 머리의 그 여자(라피노)는 형편없이 뛰었고 급진 좌파적 정치에 너무 시간을 할애하느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했다”라고 라피노를 비난했다. 라피노는 이번 대회 호주와 만난 여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2골로 미국 대표팀의 4-3 승리와 메달 수상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