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욱일기' 형상의 암벽 과제가 출제된 것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오미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볼더링 3번 과제로 일본 욱일기를 연상케 한 암벽 모양이 출제됐다.
이날 전체적으로 방사형의 원 모양으로 이뤄진 남자 결선 볼더링 3번 문제를 해결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스포츠클라이밍을 관장하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는 "35도 경사면에 있는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일본의 욱일기 모양 3번 과제에서는 모든 선수가 존(zone·가운데에 있는 홀드)에는 도달했지만 아무도 톱(Top)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IFSC가 볼더링 3번 과제 모양을 욱일기로 해석한 데 이어 유로스포츠, 아웃사이드, 플래닛마운틴 등 외신 또한 이 과제를 '라이징 선'(Rising Sun)으로 불렀다. '떠오르는 해'(욱일)라는 뜻이다.
플래닛마운틴은 "일본의 나라사키 도모아에게도 라이징 선은 풀 수 없는 과제로 보였다"고 전했다.
KBS에서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해설을 맡은 '암벽 여제' 김자인도 해당 과제를 보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자인은 인스타그램에 볼더링 3번 과제와 욱일기 사진을 공개한 뒤 "욱일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였다"며 "왜 굳이 그런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남자부에 출전한 천종원(25·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은 예선에서 10위를 차지해 8위까지 진출하는 결선에 합류하지 못했다.
스포츠 팬들은 천종원이 결선에서 욱일기 형상 구조물을 오르려고 노력했을 것을 상상하면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설마 했는데 이렇게 비교해서 보니 확실해 보이네" "올림픽에 전범기라니...대단한 발상" "결선에서 한명도 못 푸는 것 보고 문제 잘못 냈구나 했는데 욱일기 형상이었다고?" "저 형태 만들려고 난이도는 버린 건가?" "한국 선수가 결선에 못 나간 게 이렇게 다행일 줄이야" 등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