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한국시간) 도쿄올림픽에서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 세계 성 소수자 희망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톰 데일리(영국)가 이번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데일리는 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에서 548.25점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은 모두 중국이 휩쓸었다. 중국의 차오 위안이 582. 35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양 잔이 580.40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데일리는 또 한 번 성 소수자 인식을 개선하는 발언을 했다.
영국 가디언은 7일 데일리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며 데일리가 성 소수자 인지도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데일리는 “다이빙 전에 주변을 둘러봤다. 내가 올림픽에 왔다. 정말 멋진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성 소수자 인권에 관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올림픽에 많은 국가가 참여하지만, 성 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국가는 적다. 어떤 국가에선 성 소수자가 커밍아웃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영국인으로서 커밍아웃 후에 이러한 사회적 비판을 듣지 않을 수 있어 행운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내가 행운아라는 것을 잘 안다. 세상에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숨기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다양한 스포츠의 장르 속에서 용기를 낸 스포츠인들을 보고 사람들이 외로움을 덜 수 있길 바란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자신의 가치를 찾고,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는 또 “역사는 백인 남성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세상엔 인종, 종교, 성별, 성적 성향 등 무엇이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세상에 수많은 관점이 있음을 알고, 이 많은 관점과 소통하며 살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데일리에게 이번 대회는 에베레스트 등반과 같은 의미였다며, 자신의 한계를 이기고 정체성을 마주하며 전 세계에 의미 있는 울림을 전한 것에 박수를 보냈다.
또 데일리처럼 정체성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가정과 사회가 있을 때, 개인의 성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다이빙 역사를 새로 쓴 데일리의 도전이 더 많은 선수를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여태의 어떠한 올림픽 대회보다 많은 성 소수자 선수들이 출전했다.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스스로 성 소수자라고 밝힌 선수는 총 168명으로 지난 2016 리우올림픽의 3배가 넘는 수다. 커밍아웃하지 않은 선수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