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된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는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가석방되는 재벌 총수로 기록된다.
이와 함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이날 가석방 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8월 징역 2년 6개월의 형을 받았다. 2018년 2월 구속된 후 2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161일 만에 풀려나 ‘특혜 보석’ 비판을 받기도 한 그는 또다시 가석방이라는 특혜를 받게 됐다.
역대로 재벌 총수들은 사면이나 가석방 특혜로 풀려났다. 주로 국가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 등의 이유로 받은 혜택이다. 사면은 대통령,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사면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 사면된 총수는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2015년 광복절에 나란히 사면됐다. 최태원 회장은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년 6개월 수감된 뒤 사면되면서 경영에 복귀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수상 당시 최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사면 거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SK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낸 대가로 사면과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의 특혜를 받았는지 수사했다. 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2008년 광복절에도 사면됐다. 당시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전 SK글로벌)의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김승연 회장도 2008년 광복절을 앞두고 두 번째 사면을 누렸다. 그는 2007년 자신의 차남을 때린 술집 종업원을 보복 폭행한 혐의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1년 만에 풀려났다. 1994년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 회장은 1995년 첫 번째 사면은 받은 이력이 있다.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았던 그는 2015년에도 광복절 특사로 거론됐지만, 사면복권 대상에서 제외돼 형을 끝까지 살아야 했다.
이건희 회장은 독특한 사면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9년 12월 31일 재벌 총수 한 명을 위한 사면이 이뤄졌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이건희 회장이다. 당시 재벌 총수가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 혜택을 받았다. 한국이 평창올림픽 유치에 계속 실패하자 2010년 2월 IOC 총회를 앞두고 이건희 회장을 적극적인 올림픽 유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면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4개월 만에 사면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인해 징역 2년, 집행유행 3년을 선고받았던 이건희 회장은 1997년 첫 번째 사면을 받은 바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2008년 광복절에 사면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1150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