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리오넬 메시(34)를 떠나보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재정 상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안 라포르타(59) FC바르셀로나 회장이 17일(한국시간) 홈구장 캄프 누에서 클럽의 현재 재정 상황과 관련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라포르타 회장은 '극적인 금융 위기(dramatic financial crisis)'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바르셀로나의 부채가 13억 5000만 유로(1조 8540억원)까지 불어났다고 밝혔다. 이중 은행 부채는 6억 7000만 유로(9250억원), 선수 연봉 관련 부채는 3억 9000만 유로(5384억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은 9100만 유로(1256억원)라고 밝혔다.
라포르타 회장은 선수단의 높은 연봉이 위기에 빠진 재정 상태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클럽의 임금 청구서는 총수입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며 선수들의 연봉이 클럽의 총수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메시와 새 계약을 맺어 잔류시켰다면 선수단 연봉은 클럽 총수입의 110%까지 치솟았다. 라포르타 회장은 “경쟁 클럽보다 20~25% 더 많은 수치다. 우리는 선수들의 계약을 재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밝혔다.
선수단 임금 삭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라포르타 회장은 “내가 회장으로 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8000만 유로(1104억원)를 빌려오는 것이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급여를 지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라포르타 회장은 선수단 연봉을 클럽 총수입의 65~70%로 설정하고, 연봉 삭감을 통해 2억 유로(2761억원)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리가는 바르셀로나의 이번 시즌 연봉 상한액을 88만 유로(12억원)로 설정했다.
올해 3월 부임한 라포르타 회장은 전임 회장인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58)의 방만한 경영 운영을 지적했다. 그는 “클럽은 4억 5100만 유로(6226억원)라는 마이너스 순자산을 갖고 있다. 이전의 회장 체제는 거짓말 투성이었다. 너무 많이 그리고 빛의 속도로 지출했다”며 “바르토메우는 클럽을 담보로 잡고 있었다. 끔찍한 유산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전임 회장 책임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사임한 바르토메우 전임 회장은 자신은 바르셀로나의 현재 재정 상태와 무관하다며 책임론을 회피했다. 스페인 통신사 EFE가 최근 공개한 바르토메우의 서한에서 그는 자신이 클럽을 경영할 때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최대한 시행했다며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을 해명했다. 이에 대해 라포르타 회장은 “바르토메우의 편지를 주의 깊게 읽었는데, 정당하지 못한 경영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언급했다.
라포르타 회장은 클럽이 재정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안에 클럽이 건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클럽은 많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혀 두렵지 않다. 의욕이 넘친다. 큰 도전이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포르타 회장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클럽의 영상 자료 사업과 마케팅 역할을 하는 ‘바르사 스튜디오(Barca Studios)’ 등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많은 사업 선택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