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키아 쿠다다디. 사진=국제패럴림픽위원회아프가니스탄 여자 장애인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가 2020 도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18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은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의 아리안 사디키 단장이 쿠다다디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쿠다다디는 가족과 함께 지내지만, 훈련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할 자신이 없어 외출할 수 없는 상태라며 “감금된 기분”이라고 전했다.
쿠다다디는 남자 육상 선수인 호사인 라소울리(24)와 함께 지난 16일 출국해 오는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 이후 탈출 인파로 인해 공항이 마비되면서 수도 카불을 떠나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위원회(APC)는 결국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게 됐다. 그러나 쿠다다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사디키 단장에게 전한 영상메시지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나의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전 세계 여성들과 여성 보호를 위한 기관, 모든 정부 기관에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권리를 이렇게 쉽게 빼앗기지 않도록 해주기를 부탁한다”라며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결코 가볍게 여겨질 수 없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나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며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1996~2001년) 당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으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학교와 직장에 다니지 못했다. 특히 부르카(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의상) 착용을 강제했다. 20년 만에 정권을 탈취한 이후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인권 탄압을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