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년 차 신진작가들도 네이버웹툰에서 평균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작가의 연간 수익은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콘텐트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1등 작가의 수익이 얼만큼이냐에 따라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파이가 결정된다. 웹툰 플랫폼을 구축한 이래로 100억원의 수익을 거두는 작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며 작가의 수익을 자신 있게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작가의 수익은 약 124억원이다. 작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전체 작가의 평균 수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약 2억8000만원이다. 최근 12개월 이내에 연재를 시작한 작가의 평균 수익은 1억5000만원에 달했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선보인 PPS(페이지 수익 공유) 모델을 작가의 수익 창출 효과를 극대화한 요인으로 꼽았다.
PPS는 '콘텐트 유료 판매' '웹툰 전용 광고' '웹툰 파생 상품 판매 지원'으로 구성한 선택형 비즈니스 패키지다.
예를 들어 결제 독자가 대다수인 작가는 '미리보기' '완결보기' 등 조합의 콘텐트 유료 판매 모델을, 독자가 많지만 결제 비중이 낮은 작가는 웹툰 연계 광고·상품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흥행 성과에 따라 영상화 사업으로 확장하면 작가는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맨스 판타지 '재혼황후'다. 웹소설 플랫폼 '시리즈'에서 흥행을 거둔 뒤 웹툰으로 제작해 팬덤을 넓히고, 스튜디오N에서 드라마화까지 확정했다.
네이버웹툰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업계 최대 수준의 생태계도 강점이다.
올해 인수한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포함하면 600만명의 창작자가 활동 중이며, 매월 1억6700만명의 방문자가 콘텐트를 소비한다.
김준구 대표는 "매출은 마케팅이나 앱 내 프로모션으로 금방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콘텐트를 사랑하고, 메인 플랫폼으로 쓰는 이용자는 단기간에 얻기 힘들다"며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이용자 규모가 진짜 힘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 1위를 공고히 하고, 대만과 태국에서 최근 서비스를 론칭하며 선전 중인 경쟁사 카카오의 추격에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생태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조만간 선두 탈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연재형에서 디지털 콘텐트로 전환하는 시기를 커버하지 못해 오랜 시간 공회전했던 1등 플레이어의 '삽질'이 경쟁사에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현지 파트너와 새롭게 정비해 지난 7월 출시한 '라인망가 2.0'으로 자신감 있게 일본 시장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슈퍼 IP(지식재산권)와 기술을 융합한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K팝 아이돌 BTS를 보유한 하이브, 슈퍼맨·배트맨 시리즈로 유명한 DC코믹스와 협업해 독점 콘텐트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유튜브식 모델과 오리지널 콘텐트에 집중하는 넷플릭스식 모델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수의 팬과 크리에이터를 커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