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전설 데니스 로, 치매 진단 고백..."즐거운 추억과 함께 한 삶, 아파도 맨유 계속 응원해"
등록2021.08.20 05: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 데니스 로(81)가 치매 투병을 고백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19일(한국시간) “로가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며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공개하고 이 상황에 대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는 맨유의 역사를 상징하는 전설 중 한 명이다.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와 함께 서 있는 동상이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 인근에 설치되어있을 정도다. 1964년에 발롱도르를 수사했고 맨유 통산 404경기에 출전해 237골을 넣어 웨인 루니(253골), 찰튼(249골)에 이은 클럽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치매가 그를 찾아왔다. 그는 공식 의견문을 통해 “혼합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 믿기 힘들 정도로 어렵고 문제가 많은 병이며 많은 이들의 투병을 지켜봤다”며 “이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칠 때가 왔다. 내 뇌가 어떻게 나빠지고, 원하지 않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를 괴롭힌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로는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고 그럴 때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 그러지 못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기 싫다”라며 아직 정신이 건강할 때 고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장소, 사람, 날짜를 잊는다는 것에 슬퍼하지 말기 바란다. 그 모든 추억을 즐겼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내 인생에서 가졌던 사랑스럽고 힘이 되는 가족,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멋진 커리어, 평생의 친구들을 가졌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클럽에 대한 애정도 여전했다. 로는 “솔샤르 감독과 구단이 재계약을 맺은 이번 시즌이 성공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맨유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클럽 역시 팀 레전드가 극복할 수 있도록 응원했다. 맨유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데니스로는 이 클럽의 가장 위대한 전설 중 하나가 될 것이며 맨유의 모든 사람이 그와 그의 가족에게 사랑과 행운을 전한다”고 전했다. 클럽은 이어 “전 세계의 팬들도 그를 응원할 것이다”라며 “우리는 로의 용감한 말에 박수를 보내며 그가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로의 투병 고백과 함께 스포츠 선수들의 치매 발병 문제도 수면 위에 올랐다. 알츠하이머 학회의 최고 경영자 케이트 리는 “이 병에 영향받는 스포츠 영웅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치매 예방 스포츠 캠페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로의 동료이자 3인 동상의 한 사람 찰튼 역시 지난해 치매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