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이 신선하거나 파격 조합의 커플을 내세워 시선을 끌고 있다. 전도연-류준열, 신민아-김선호, 한채영-이지훈 등이 이색 케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다음 달 4일 첫 방송하는 JTBC 주말극 ‘인간실격’의 전도연과 류준열은 극 중 13세 차이가 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실제로 둘의 나이 차는 띠동갑을 지나 14세 차이다. 두 배우를 안방극장에서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화제성은 떼놓은 당상이다.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필작가로 살아가는 여자 부정을, 류준열은 역할대행서비스 운영자 강재를 연기한다. 부정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마흔의 여자를, 강재는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스물일곱의 남자를 대변한다. 흡인력 있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두 사람이 어떻게 현실적인 멜로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연출을 멜로 영화의 대가로 평가받는 허진호 감독이 맡은 점도 주목된다. 이에 앞서 28일 tvN 첫 방송하는 ‘갯마을 차차차’의 주연 조합도 다소 독특하다. 신민아와 김선호는 남다른 구력을 내세운다. 신민아가 1998년 데뷔해 현역 활동 중이고, 김선호는 연극배우로 시작해 뒤늦게 방송가로 넘어왔다. 로맨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신민아와 바른 이미지의 김선호가 보여줄 호흡은 안정적일 것이란 평가다.
11월 IHQ 개국 작품으로 방송하는 드라마 ‘욕망’도 구력 차이가 꽤 나는 한채영과 이지훈을 내세웠다. 두 사람이 치정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처럼 새로운 조합의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로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뉴페이스 남성 배우는 꾸준히 발굴됐지만, 여배우는 아직 30~40대를 따라잡을 만한 매력적인 얼굴들이 아직 나오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새로운 콘텐트를 내놓겠다는 제작자의 욕심에 기인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많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주제, 구성, 설정에서 익숙한 장르를 따라가면서도 새롭게 배치할 수 있는 게 바로 배우들 조합”이라며 “기존 이미지로 보면 어울릴까 싶지만 같이 배치하면 새로운 접근이 가능한 캐스팅이 눈에 띈다. 또 각자 나름대로 연기에 어느 정도 공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