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기준금리가 2년 9개월만에 인상됐다.
한국은행은 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0.50%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 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30일 1.50%이던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올린뒤 2년 9개월 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지속적으로 내비쳐온 금융불균형 시정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가계빚 규모는 1805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68조6000억이 증가했다.
소비자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소비자물가는 107.61%로 0.2% 상승,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금융불균형 문제는 하루 아침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늦어질수록 댓가가 크다"면서 금리인상 의지를 보였다.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시장금리도 널뛰고 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저금리에 돈을 빌려쓴 취약층과 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르면 소득분위별로 1분위는 5000억, 2분위 1조1000억, 3분위 2조, 4분위 3조, 5분위 5조2000억의 이자부담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소득층으로 분류되는 5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저소득, 중산층의 이자부담이 6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뜻이다.
치솟는 집값 속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사들인 젊은 세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말 948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2000억원(8.6%) 증가했다. 2016년 4분기(7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