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고가의 선물세트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복소비가 이어지고, 비대면으로 인해 고가 선물을 하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선물 출시에 가장 분주한 곳은 동네 편의점이다. 앞다퉈 이색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GS25는 2.03캐럿 다이아몬드를 추석 선물 상품으로 내놨다. 가격은 3830만원에 이른다.
CU는 업계 최초로 요트 상품을 내놨다. 현대요트의 바바리아 시리즈 6종으로, 가격이 최저 2억4900만원부터 최고 9억600만원에 이르는 초호화 요트다.
이마트24는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창단 기념 순금 메달을 추석 선물로 내놨다. 한국금거래소의 순도 99.99% 포나인골드 1온스로 제작한 이 메달의 양쪽 면에는 SSG랜더스 엠블럼과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상반신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백화점들은 고가의 먹거리 선물세트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추석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늘렸다. 최고가 상품은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250만원)’이다. 지난해 추석 한우 최고가 선물 세트 대비 1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롯데백화점은 세계적으로 극소량만 생산되는 프리미엄 상품들을 선보였다. 대표 상품은 ‘동원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 세트(100만원)’다. 전 세계 참다랑어 중 0.4%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가치가 높아 회 소비가 많은 일본에 전량 수출돼왔다.
신세계백화점도 30만원이 넘는 고가 선물세트를 지난해 추석보다 15% 더 준비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R고기’나 삼성동 ‘모퉁이우’ 등 브랜드 한우로 만든 선물세트를 300% 늘렸다.
이런 초고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CU가 판매하는 요트의 경우 실수요 문의가 많은 상태다. CU 관계자는 “예상외로 실수요 문의가 많아 놀랐다"며 "실제 판매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한우 세트 물량은 오는 3일 본 판매를 앞두고 예약 판매로만 벌써 30%가 소진됐다. 롯데백화점의 참다랑어 명품 세트는 지난달 24일 사전 예약 개시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처럼 최고급 추석 선물세트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길어진 코로나19 유행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고향 방문 대신 마음을 고가 선물로 전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고향에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는 '보복소비' 성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